광고, 일이 줄은 게 아니라 일의 성격이 바뀌고 있다
광고 일이 줄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일의 성격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기존의 광고의 문법대로 하면 비용대비 효과가 없으니까. 그래서 기존에 하던 성격의 일들이 줄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TV를 보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 말을 들은 지도 얼추 15년은 다된 것 같다.) 그리고 TV를 보더라도 TV 광고를 회피하기 바쁘다. TV에서 나오는 광고를 봐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게다가 유튜브 프리미엄은 광고를 돈을 주고 피할 수 있는 대상으로의 인식을 확고히 하는데 한 몫하고 있다. 이제 광고는 피할 수 있으면 피할 수 있는 존재인 것이다.
짜여지지 않은 자연스러운 콘텐츠를 선호하는 요즘 소비자들에게 광고는 정확히 그 대척점에 서 있는 콘텐츠이다.
요새 소비자들은 인플루언서 콘텐츠, 예능 콘텐츠등 등장인물들의 정제된 모습이 아닌 날 것 그대로의 모습에 열광한다. 생각해 보면 예전 예능에는 ‘드립’이라는 표현으로 등장인물들의 대본에서 벗어난 대사를 표현했었다. 그런데 요새 예능은 ‘드립’의 연속. 곧, 자연스러운 반응의 연속이다. 소비자들은 그 자연스러움과 날것에 더 반응한다.
그에 비해 광고는 한 컷 한 컷 잘 만들어졌지만, 자연스러운 모습은 아니다. 자동차 광고에 등장하는 그 모델은 그 브랜드의 자동차를 타지 않을 것 같고, 콜라 브랜드 광고에 등장하는 그 여자 그룹들은 그 브랜드의 콜라를 마시지 않을 것 같다.
이제 소비자는 더욱 더 진정성과 진솔함을 원하는 것 같다. 꾸며진 멋진 광고가 아닌 자기 주변의 연관성 높은 이야기를 더 듣고 하지, A급 모델이 멋지게 폼 잡고 읊어대는 광고는 보고 싶어하지 않는 시대이다.
차라리 잘 짜여진 스토리가 있는 영화나 뮤직비디오 (예, 아이유 뮤직비디오)를 보는게 낫지.
이제, 예전에 이메일 광고가 스팸 처리되듯 TV 광고가 스팸 처리되는 시대.
이런 시대에서 광고가 해야 하는 역할은 무엇일까? 그리고 광고는 어떻게 변해야 하는 것일까? 광고라는 단어는 과연 계속 사용될 것인가?
AI 와 함께 광고시장은 조용하지만 무서운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송창렬 ㈜크랙더넛츠 대표, 브랜드 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