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니콤, 2025년 2분기 실적 발표 “AI 기반 광고 산업 전환기… AI의 진짜 비용, 클라이언트들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옴니콤, 2025년 2분기 실적 발표 “AI 기반 광고 산업 전환기… AI의 진짜 비용, 클라이언트들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 최영호 기자
  • 승인 2025.07.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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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옴니콤 그룹
출처 옴니콤 그룹

[ 매드타임스 최영호 기자] 글로벌 광고·미디어 회사 옴니콤(Omnicom)이 2025년 2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인공지능(AI)의 본격적인 도입, 비즈니스 모델 변화, 대형 인수 계획 등에 대한 중장기 전략을 공개했다. 

입소문만이 아닌 ‘실적’… 유기적 성장률 3.0% 달성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옴니콤은 이번 분기 유기적 성장률(Organic Growth) 3.0%를 기록하며 견조한 성적을 거뒀다. 총 매출은 40억 1,600만 달러(4.016 billion USD)로, 애널리스트들의 기대치를 상회했다. 광고(8.2%) 및 정밀 마케팅(5.0%) 부문이 성장을 주도한 가운데, 체험 마케팅(Experiential)과 이벤트 부문은 상대적으로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실적의 주요 배경으로는 글로벌 대형 광고주들과의 관계 강화, 그리고 AI 기반 캠페인 자동화 기술의 점진적인 확산이 꼽힌다. 특히, 데이터 기반 타깃팅과 맞춤형 콘텐츠 생성이 가능해지면서 기존 대비 효율성과 전환율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평가다. 이는 옴니콤이 중장기적으로 추진해온 디지털 역량 강화 전략이 본격적인 성과로 연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팬데믹 이후 지속되는 비대면 중심 마케팅 환경, 성과 기반 ROI 압박 심화, 고객 여정 전반의 디지털 전환 수요 증가도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요인으로 해석된다.

AI 전략의 중심, 다중 AI 에이전트 프레임워크

옴니콤은 2023년부터 자사의 데이터 통합 플랫폼인 Omni를 중심으로 수십 개의 AI 에이전트를 점진적으로 배치해 왔다. 이번 분기에는 이 기술이 단순한 광고 집행 효율을 넘어, 기획-제작-운영 전 과정에 걸친 전략적 의사결정 도구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헬스케어 계열사에서는 실시간 시장 반응에 따라 메시지 톤을 조정하고, 약물 인식도에 기반해 콘텐츠 유형을 바꾸는 기능이 구현되고 있다. 크리에이티브 부문에선 가상 타깃 오디언스를 구성해 광고 시안을 사전 검증하는 시뮬레이션 기술도 상용화됐다. 옴니콤은 이같은 체계를 “대량 맞춤형 크리에이티브의 산업화”라고 표현한다.

옴니콤은 경쟁사들이 ‘AI 활용’ 수준에 머무는 반면, AI 내재화 전략(Embedded AI) 을 통해 전사적 디지털 체계를 재정비하고 있는 점에서 차별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AI는 공짜가 아니다”… 존 렌, 비용 인식 부족과 리스크 구조 경고

존 렌(John Wren) CEO는 이번 컨퍼런스 콜에서 AI 기술의 확산 이면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비용과 리스크에 대해 강하게 경고했다. 그는 “많은 브랜드들이 AI를 통해 생산성과 속도가 향상됐다고 느끼지만, 실제로는 대규모 컴퓨팅 자원, 데이터 저장 비용, 보안 인프라, 윤리적 검토 등에서 상당한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러한 요소는 아직 광고주들의 예산이나 의사결정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렌 CEO는 이어, 법적·운영·윤리적 리스크에 대한 대비 부족을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언급했다. 옴니콤은 최근 한 광고 캠페인에서 AI가 생성한 고양이 이미지에 모자를 씌운 크리에이티브를 활용하려 했으나, 저작권 및 표현 규제에 저촉될 수 있다는 내부 판단에 따라 최종 집행을 취소했다. 그는 이와 같은 사례를 통해 “AI는 단지 빠르고 싸게 만들 수 있는 도구가 아니라, 광고 집행 이후까지 고려해야 할 복합적인 책임을 수반하는 기술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현재 많은 기업들이 AI의 초기 생산성만을 보고 판단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하며, 단기적인 ‘비용 절감’ 환상에만 집중할 경우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신뢰와 소비자 관계를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AI 도입의 진짜 비용은 이제 막 드러나기 시작했으며, 향후 2~3년 안에 그 부담은 광고주들에게 현실적인 이슈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발언은 광고 업계가 단순히 효율과 자동화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기술 도입 이후에 발생하는 책임 구조를 함께 재정의해야 함을 시사한다.

성과 중심 보상으로의 이동… 광고 회사 역할 재정의

AI가 캠페인의 설계·운영·성과 평가를 자동화하는 가운데, 광고 회사의 수익 모델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옴니콤은 기존의 시간 기반 청구 방식이 점점 설득력을 잃고 있으며, 성과 중심(Performance-Based) 보상 체계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존 렌 CEO는 “AI 시대에 광고 회사는 단순히 실행력을 제공하는 공급자가 아닌, 기술과 전략을 통합적으로 조율하는 조율자(Orchestrator) 로서의 정체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광고 성과의 정의도 '도달률'이나 '노출 수'에서 벗어나, 진짜 전환과 브랜드 신뢰 구축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IPG 인수 병행… 업계 초대형 빅딜 연내 마무리 예상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는 옴니콤이 추진 중인 인터퍼블릭 그룹(Interpublic Group, IPG) 인수 건에 대한 최신 상황도 공유됐다. 미국 반독점 당국의 검토가 진전 중이며, 연내 거래 마무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인수 완료 시 옴니콤은 세계 최대 광고 그룹으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되며, 연간 약 7억 5천만 달러 규모의 비용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광고 산업의 해답은 기술이 아닌 조율력

옴니콤은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단순한 수치를 넘어, 광고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 전환을 선언했다. 기술 중심의 자동화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브랜드들은 여전히 전략적 판단, 법적 리스크 관리, 윤리적 기준에 기반한 전문적 조율력을 필요로 한다.

AI가 광고 산업을 효율화하고 대중화하는 도구라면, 옴니콤은 그 기술을 설계·운영·통제하는 조율자로서의 역할을 강화해가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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