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드타임스 한수경 기자] 올해는 도브의 리얼 뷰티(Real Beauty) 캠페인이 시작된 지 20주년이 되는 해이다 . 이 캠페인을 통해 도브는 여성의 옹호자가 되었고, 여성들의 눈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그런데, 수십 년 동안 신체적 긍정성과 여성의 권한 강화에 헌신해 온 도브가 여성과 어린 소녀들에게 직접적인 해를 끼친다고 한다. 영국 그린피스는 도브와 모기업 유니레버가 배출하는 플라스틱 오염의 해로운 영향과 거대 브랜드의 위선을 신랄하게 고발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화 "If The Streets Were On Fire"로 BAFTA 후보에 오른 영화감독 앨리스 러셀(Alice Russell)이 감독한 이 강렬한 영상은 2022년 오길비가 제작한 호평을 받은 도브의 '독성 영향력(Toxic Influence)'을 뒤집었다. 원작과 마찬가지로 한 쌍의 엄마와 딸이 대화를 나눈다. 두 모녀는 도브의 마케팅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도브의 플라스틱 폐기물의 실제 규모와 그 파괴적인 영향이 드러나면서 강한 충격과 혐오감을 느끼게 된다. 러셀은 프로듀서인 안나 웰스(Wasteminster)와 촬영 감독인 사라 커닝햄과 함께 제작에 참여했다.
9월 5일 목요일,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런던 중심부에 있는 유니레버 본사 입구를 폐쇄하고 거대한 도브 제품처럼 생긴 바리케이드에 몸을 가둔 지 일주일 만에 벌어졌다. 이들은 '진짜 아름다움은 이렇게 독하지 않다(Real Beauty isn’t this toxic)'라는 메시지를 담은 거대한 현수막을 건물 정면에 펼쳐놓고 도브에 플라스틱 사용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작년 말 발표된 그린피스 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도브의 모기업인 유니레버는 초당 1,700개에 해당하는 슈퍼 오염 플라스틱 봉지를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에 도브에서만 약 64억 개의 봉지가 생산될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유니레버 전체 봉지 판매량의 10% 이상을 차지한다. 그린피스 동남아 사무소와 그린피스 영국 사무소의 현장 조사 결과, 봉지 폐기물이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의 해변과 수로를 오염시키는 충격적인 이미지가 드러났다.
유니레버의 한 고위 인사는 플라스틱 봉지는 “재활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악”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환경에 특히 해롭다. 플라스틱 봉지는 환경에 유입되어 지역 폐기물 처리 시스템과 수로를 막으면 파괴적인 홍수를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린피스는 도브와 유니레버에 향후 10년 내에 일회용 플라스틱을 단계적으로 퇴출하고, 가장 심각한 문제인 플라스틱 봉지부터 재사용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또한 그린피스는 도브가 11월 비즈니스 연합의 공동의장 자격으로 참석하는 유엔 글로벌 플라스틱 조약의 다음 협상에서도 이와 같은 수준의 입장을 지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그린피스 영국 캠페이너 안나 디스키(Anna Diski)는 "이 강력한 영상은 도브의 위선과 매끄러운 마케팅에 대한 사람들의 진정한 반응을 보여준다. 도브가 옹호한다고 주장하는 여성과 소녀들이 참지 않고 도브의 변화를 원한다는 점에서 브랜드가 걱정해야 할 반응이다. 그들은 도브의 플라스틱 오염으로 인한 실제 피해에는 진정한 아름다움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상상할 수 없는 양의 유해한 플라스틱을 계속 세상에 넘쳐나게 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도브는 지금 당장 플라스틱 봉지 판매를 중단하고 10년 안에 일회용 플라스틱을 단계적으로 퇴출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