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매드타임스 최영호 기자] 사랑에 빠진 두 마리의 알바트로스, 미구엘과 엘레나. 하지만 점점 따뜻해지는 바다 때문에 먹이를 찾아 멀리 떠난 미구엘은 돌아오지 못하고, 엘레나는 외로움 속에서 미구엘의 친구 에르네스토에게 기대게 된다. 그렇게 세 마리의 관계는 흔들리기 시작한다.
이야기만 보면 멕시코 드라마의 전형적인 삼각관계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WWF 브라질이 선보인 캠페인 ‘Muy Caliente’는 바다 온난화로 인해 평생 짝을 이루는 알바트로스들이 이별하게 되는 현실을 익숙한 드라마 형식으로 풀어낸 환경 메시지다.
눈썹 알바트로스는 한 번 짝을 맺으면 수십 년을 함께하는 바다새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최근 기후 변화로 먹이 사냥에 시간이 길어지면서, 번식기 전에 짝을 다시 만나지 못하는 일이 생기고 있다. 평생을 함께하던 커플이 어쩔 수 없이 헤어지는 ‘이혼’이 실제로 관찰된 것이다.
WWF 브라질과 광고회사 AlmapBBDO는 이 안타까운 현실을 멕시코식 정열 드라마의 형식으로 유쾌하게 풀어냈다. 과장된 감정, 극적인 전개, 인형극이라는 형식을 통해 무거운 기후 문제를 가볍고 따뜻하게 전달한다.
‘Muy Caliente’는 총 3편으로 제작되며, 첫 에피소드는 WWF 브라질 공식 SNS 채널을 통해 공개되었다.
WWF 브라질의 해양 프로젝트 책임자 마리나 코레아(Marina Corrêa)는 “이번 캠페인은 단순한 경고를 넘어서, 사람들이 실제 행동하고 기부에 동참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됐다”며 “산호초 보호, 해양보호구역 확대, 정책 제안 등 실제 프로젝트와 연결돼 있다”고 전했다.
광고를 공동 기획한 카피라이터 케이크 야구노(Cake Llaguno)는 “사람들은 이미 기후 위기에 대해 많이 들어왔다. 그래서 우리는 좀 더 감정적으로 닿을 수 있는, 재미있고 따뜻한 방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상은 베토르 제로 로보(Vetor Zero Lobo)에서 제작하고, 가브리엘 노브레가(Gabriel Nóbrega)가 연출했으며, 사운드는 펀치 오디오(PUNCH Audio)가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