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도둑질일까요? 아닐까요?

이건 도둑질일까요? 아닐까요?

  • 최영호 기자
  • 승인 2024.04.14 2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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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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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드타임스 최영호 기자] 경쟁 PT는 경쟁과 PT가 결합된 말이다. 즉 다수의 광고회사로부터 기획과 크리에이티브에 관한 안을 듣고 가장 좋은 안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경쟁 PT가 경쟁 PT가 아닌 경우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기도 한다. 

실제 사례이다. 경쟁 PT 결과, A사의 점수가 가장 높아서 광고회사로 선정됐다.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당연하다. 그런데 광고주가 조건을 달았다. A사를 광고회사로 선정하지만, PT 내용 및 아이디어는 B사의 것이 더 좋으니 B사의 아이디어를 사용하자는 것. B사에게 아이디어를 사용해도 좋으냐고 하면서, 대신 다음 PT에 초청한다고 했다. 말이 좋아 다음 PT에 초청한다는 것이지, 아이디어를 공짜로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경쟁 PT에서 광고회사를 선정하는 기준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기본은 아이디어이다. 가장 마음에 드는 아이디어를 낸 회사를 탈락시키고, 아이디어는 갖다 쓰는 것을 어떻게 봐야할까?

이 경우는 물어보고, 다음 PT에 초청한다고 하는 말이라도 했다면서 양반이라고 한다. 경쟁 PT를 진행하고는 광고회사를 선정하지 않았다. 좋은 내용이나 아이디어가 없기 때문이란다. 이런 경우 광고회사들은 스스로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얼마 후 광고회사들은 놀라고 울분을 토했다. 아이디어가 좋지 않아서 탈락시키고는 PT에서 제출했던 아이디어를 콘텐츠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남의 아이디어를 그대로 갖다 쓰면, 도용이나 도둑질이라고 이야기한다. 광고주도 비즈니스에서 이런 일을 당하면, 소송을 걸고 이슈화한다. 그러면서 왜 광고주는 광고회사의 아이디어를 그냥 갖다 써도 된다고 생각할까? 

광고회사들이 2주에서 4주 정도 PT를 준비한다. 광고회사는 기획, 제작은 물론, 다양한 지원 인력을 투입하고, 상당한 비용을 들여 PT를 준비한다. 이들은 좋은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 때로는 밤을 새기도 한다. 이들의 노력과 비용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도둑질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일은 광고업계에서만 일어날까? 아니다. PR업계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업계는 크리에이티브, 아이디어로 핵심 경쟁력인 산업이다. 이들이 자선단체가 아닐텐데, 왜 댓가를 지불하려고 하지 않을까?

우리 쪽팔리지 말자. 노력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제대로 지불하자. 그게 같이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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