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광고는 순간적으로 보는 이의 눈길을 끌어야 한다. 그래서 광고감독들은 아름다운 영상을 찍으려고 24시간 노력한다. 가족사진은 마음대로 찍어도 되지만, 영상광고는 멋지게 찍어야 한다. 그래야 봐 준다.
소비자가 “주목(Attention)-흥미(Interest)-욕망(Desire)-행동(Action)”의 AIDA모델대로 영상광고 한 편 보고 바로 구매라는 행동을 하리라고 믿는 이는 없다. 그러니 영상광고의 기능을 “주목 끌기(Attention-getting)”라고 한정하면 마음이 조금 편해지지 않을까? 수많은 두뇌와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니까 모두들 영상광고에 커다란 기대를 한다. 하지만 일단 주목부터 끌어야 한다. 누구의 주목도 끌지 못한 채 흔적 없이 사라지는 영상광고가 얼마나 많은가? 멋진 영상으로 소비자의 주목을 끌자.
그렇다면 “3등분 법칙(Rule of Thirds)”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한마디로, 피사체를 화면 가운데에 놓지 말라는 이야기다. 모델을 찍는다면, 화면을 세로로 삼등분해서 화면 왼쪽이나 오른쪽 1/3 쯤에 놓고 찍어보라. 영화 같은 장면을 얻을 수 있다. 인물을 화면 가운데에 놓고 찍는 것은 여권사진이다. 여권사진은 인증을, 광고영상은 감성을 위한 것이다.
모델을 3등분 법칙을 맞추어 찍으면 모델의 코 앞부분에 빈 공간이 생기는데, 그것을 “노우즈 룸(Nose Room)”이라 한다. 화면에 노우즈 룸을 만들어 놓아야 극적인 기대감을 만들 수 있고, 편집할 때 다른 인물의 얼굴 장면과도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다.
모델의 머리 윗부분에도 공간이 생기는데, 이를 “헤드 룸(Head Room)”이라 한다. 영상광고에서는 이 헤드 룸을 되도록 없애고 찍는 것이 낫다. 헤드 룸을 너무 많이 남기면 모델을 멋지게 찍기 어렵다. 영화나 광고화면에 모델이 등장하면 사람들은 순간적으로 모델의 눈을 보게 된다. 무엇을 할지 궁금해지기 때문이다. 그 순간 머리 위의 불필요한 공간이 많이 있으면 몰입을 막게 된다. 헤어 제품이나 가발 광고가 아니라면 머리 윗부분의 공간을 과감히 잘라버리자. 그래야 모델에 집중할 수 있다. 줌(Zoom) 렌즈를 사용해 모델의 얼굴을 클로즈업으로 가까이 들어가는 동안에도 이를 의식하며 찍는 것이 좋다.
바다를 찍을 때도 마찬가지다. 화면을 위아래로 절반으로 나누어 수평선을 찍지 않는 게 좋다. 화면을 가로로 3등분하여 아래의 1/3이나 위의 1/3 지점에 수평선을 걸고 찍으면 좋다.
그런데 왜 이런 법칙이 필요한가? “아름다움” 때문이다. 이 법칙은 촬영, 회화, 디자인에서 오랜 세월동안 사용해온 일종의 경험 법칙이다. 또 3등분 법칙을 따르면 주제를 화면 중심에 두는 것보다 긴장감(Tension)이 더 많이 생기고, 관심(Interest)을 끌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예외가 없는 법칙은 없다. 장면의 목표에 맞는다면, 작가 마음대로 찍으면 된다. 새로 나온 초대형 TV 모니터를 굳이 화면의 1/3 지점에 놓고 찍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원리를 알아두면 더욱 멋진 그림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데생 먼저 배우고 추상화 그리는 게 낫다. 지금 스마트폰을 켜고 옆에 있는 사람을 모델 삼아 사진 두 장을 찍어보자. 한 장은 3등분 법칙에 맞추어, 다른 한 장은 맞추지 말고.
정상수 청주대학교 미디어콘텐츠학부 교수
잘 보고 갑니다~~ 그림이 너무 귀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