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스킵을 막아라! 유통가, Z세대 사로잡는 '5초 승부’ 시대

광고 스킵을 막아라! 유통가, Z세대 사로잡는 '5초 승부’ 시대

  • 최승은 기자
  • 승인 2025.05.06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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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의 ‘짧고 빠른 콘텐츠’ 소비 성향에 맞춰, 광고 첫 ‘5초’에 집중하는 유통업계
이외에도 첫 ‘5초’를 뜬금없는 장면, 만화 같은 스토리로 시작하는 등 다채로운 전략 펼치는 중

[ 매드타임스 최승은 기자]  최근 유통업계가 광고의 ‘첫 5초’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루함을 느낀 소비자들이 광고를 건너뛰기 전에, 시작과 동시에 눈과 귀를 사로잡아 끝까지 시청하도록 유도하기 위함이다.

이는 짧고 강렬한 콘텐츠에 익숙한 Z세대를 겨냥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Z세대는 숏폼 콘텐츠의 주요 소비층으로, 영상 시청 시 배속이나 건너뛰기 기능을 적극 활용하는 특징이 있다. 실제로 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4년 자료에 따르면, Z세대의 27%가 배속 시청, 24%가 건너뛰기 시청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업계는 광고의 시작부터 시선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5초’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펼치고 있다. 광고처럼 보이지 않는 오프닝 연출, 스토리가 살아 있는 만화식 전개, 과거 인기 영상을 복원한 리마스터링 콘텐츠 등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5초 승부’ 광고가 소비자들의 반응을 이끌고 있다.

코카-콜라사의 세계적인 음료 브랜드 환타는 최근 첫 5초부터 호기심을 강하게 자극해 끝까지 볼 수밖에 없는 창의적인 광고를 공개했다. 환타 제품과는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의외의 소재로 이야기를 시작해 시청자의 궁금증을 유도하고, 광고 말미에 이르러서야 제품 환타 제품이 등장하며 깜짝 반전과 유쾌함을 선사한다. 예상치 못한 전개로 ‘이게 무슨 광고지?’라는 궁금증을 유발해 자연스럽게 영상을 끝까지 시청하게 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스마트폰 편’은 ‘마침내 국내 상륙’이라는 자막과 함께 스마트폰이 지구를 향해 날아가는 모습을 약 6초간 보여준다. 모두가 스마트폰 출시 광고인지 궁금해할 때쯤 스마트폰이 뒤집히고 화면 속 ‘환타 멜론’이 깜짝 등장한다. 이내 기분 좋은 탄산감을 강조하는 효과와 함께 지구에 착륙한 환타 멜론의 모습으로 광고가 마무리된다.

‘게임 중계 편’은 유명 게임 캐스터가 승패를 가르는 접전의 상황을 일컫는 게임용어 ‘한타’를 외치는 장면으로 시작해 게임 중계 숏폼으로 보이게끔 했다. 5초가 지나고 나서야 다른 캐스터가 환타 멜론 캔을 열어 건네는 장면으로 환타 광고임을 드러내, 시청자들이 ‘아하!’ 하는 깨달음과 함께 반전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환타의 새로운 광고는 Z세대의 웃음 코드에 적중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먼저 공개된 ‘게임 중계 편’은 ‘진짜 한타인 줄 알고 집중했네, 기발하다’, ‘게임 중계 보다가 뜬금없이 터졌다’는 반응이 이어지며 유튜브 조회수 609만 회를 돌파했다. 환타 멜론 신규 광고 4종은 공식 유튜브 채널 및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프링글스는 신제품 ‘스윗 어니언’ 출시에 발맞춰 양파 본연의 맛을 그대로 구현한 ‘스윗 어니언’의 양파 맛을 유쾌하게 표현한 광고 영상을 공개했다. 광고는 스톱모션 기법을 활용해 생양파를 땅에 심는 장면으로 시작되며 궁금증을 유발한다. 이후 자라난 줄기를 뽑으니, 양파가 아닌 프링글스 ‘스윗 어니언’ 제품이 나오는 모습을 담아 제품이 양파의 생생한 맛을 구현했다는 점을 재미있게 풀어냈다. 공개된 광고는 공식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빙그레는 짧지만 서사가 살아있는 만화 같은 영상으로 광고 끝까지 소비자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최근 공개된 온라인 광고는 스스로를 ‘바다 건너에 군림하는 초코의 왕, ‘왕쉬르 쵸크 5세’라 칭하는 ‘왕실초코’의 등장으로 시작된다. 자사 제품 ‘바나나맛우유’를 의인화한 ‘빙그레우스’와 같이 ‘B급 감성’ 세계관 마케팅을 펼쳐온 빙그레답게 이번에도 스토리에 초점을 맞춘 것. 왕좌에 앉은 ‘왕쉬르 쵸크 5세’는 빨대 신하들의 연호에 맞춰 자신이 밍밍한 다른 초코 제품과 달리 묵직한 바디감을 갖춘 제품임을 강조한다. MZ세대가 선호하는 감각적인 영상미에 유쾌한 스토리라인으로 제품의 매력을 효과적으로 전달해 소비자들에게 특별한 초코 드링크의 경험을 기대할 수 있도록 했다.

농심은 1983년 방영된 감자칩 스낵 ‘크레오파트라’ 광고를 복원 및 개선해 공개했다. 광고는 코미디언 고(故) 이주일 씨가 하프를 연주하며 ‘크레오파트라’를 익살스럽게 소개하는 장면으로 시작되며 눈길을 끈다. 리마스터링된 광고인만큼 다른 광고 영상과는 차별화된 고전적인 매력을 선사하며 젊은 세대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농심은 이번 광고를 통해 코미디언 이주일을 기억하는 세대에게는 향수를, 젊은 세대에게는 호기심을 불러일으켜 전 세대를 아우르는 크레오파트라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큰 인기를 얻었던 '고구마 후라이' 재출시와 함께 광고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메뉴판에서 깜짝 등장한 고구마 캐릭터들이 중독성 있는 멜로디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장면으로 시작되며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들은 갓 튀겨진 고구마 후라이의 냄새를 맡고 기뻐하거나 고구마 후라이를 껴안고 눕는 등 귀여운 행동으로 눈길을 끌며 후라이의 '바삭 달콤'한 매력을 소개한다. ‘고구마’와 라임을 맞춘 ‘바삭 달콤하구마!’라는 문구로 쉬우면서도 말장난 같은 즐거움까지 선사하며 인기 영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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