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매드타임스 최승은 기자] 브라질 광고회사 DM9 상파울루(DM9 São Paulo)가 2025년 칸 라이언즈 국제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에서 수상한 Creative Data 부문 그랑프리가 공식적으로 취소됐다. 이번 결정은 Whirlpool 산하 브랜드 Consul Appliances를 위한 ‘Efficient Way to Pay’ 캠페인 영상에 AI로 조작된 CNN 브라질 방송 장면이 무단 사용된 사실이 확인된 데 따른 것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캠페인에는 CNN 브라질 보도뿐 아니라 TED 강연 영상, 소비자 인터뷰 등 외부 영상들이 조작 및 편집되어 실제 상황처럼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CNN 브라질은 이에 대해 공식 항의를 제기했고, DM9는 잘못을 인정하고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CNN 측은 사과를 수용하고 별도의 법적 조치는 취하지 않기로 했다.
DM9는 출품 과정에서의 오류와 관리 부족을 인정하며,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내부 제작 프로세스를 전면 재정비하고,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AI 윤리 위원회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의 책임을 지고 공동 대표이자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CO)였던 이카로 도리아(Icaro Doria)는 자진 사임했다.
DM9의 운영사인 DDB 브라질은 공식 입장을 통해 “도리아 대표와의 결별은 상호 합의에 따른 것이며, 그는 지난 3년간 브랜드 재건과 창의성 강화를 이끈 핵심 인물이었다”며 “그의 헌신과 리더십에 감사하며, 이번 사안을 계기로 더 투명하고 책임 있는 조직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칸 라이언즈 조직위원회는 “심사 대상에 실제와 다른 정보가 포함된 것은 출품 규정 위반”이라며, Creative Data 그랑프리를 포함한 관련 수상 전부를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DM9는 자체 조사를 통해 ‘Plastic Blood’(OKA Biotech), ‘Gold = Death’(Urihi Yanomami) 등 다른 주요 출품작 2건도 자진 철회했다. 이로 인해 세 캠페인에서 수상한 총 12개 라이언즈(그랑프리 1, 금상 3, 은상 4, 동상 4)가 공식적으로 취소됐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칸 라이언즈는 AI 및 합성 미디어 시대에 대응하는 새로운 출품 및 심사 기준을 도입할 예정이다. 주요 변경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출품 시 AI 사용 여부 공개 의무화
- 조작 콘텐츠 식별을 위한 감지 도구 도입
- AI, 윤리, 콘텐츠 진위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단 신설
- 참가 조직 전체에 적용되는 행동 강령 강화
조직위는 “이번 조치는 진실성, 공정성, 투명성, 그리고 크리에이티브의 탁월성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DM9는 이번 논란에도 불구하고 2025년 칸 라이언즈에서 총 21개의 상(금상 5, 은상 7, 동상 8 포함)을 수상하며, 모회사 DDB Worldwide가 올해의 네트워크(Network of the Year)로 선정되는 데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