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감 능력과 창의성을 높이는데 기여하는 콘텐츠를 만들겠습니다" 이정윤 램퍼스 대표

[인터뷰] "공감 능력과 창의성을 높이는데 기여하는 콘텐츠를 만들겠습니다" 이정윤 램퍼스 대표

  • 최영호 기자
  • 승인 2024.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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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드타임스 최영호 기자] 미디어아트에 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입체적이면서 다양한 감각을 통해 특별한 경험을 하는 동시에, 그 경험을 예쁘게 사진으로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브랜드는 물론, 공공기관에서 미디어아트를 활용한 캠페인이나 콘텐츠를 공개하고 있다. 미디어아트를 위한 미디어아트, 기술을 과시하는 미디어아트가 아니라, 브랜드나 캠페인의 목표에 맞는 기획으로 진정성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회사가 있다. 바로 약 10년의 업력을 지닌 램퍼스다. 게다가 이정윤 램퍼스 대표는 고등학교 미술 교사 출신이라는 특별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래서인지 램퍼스의 미디어아트에는 특히 "진정성"과 "공감"이라는 키워드가 있다. 공감을 만들어가는 램퍼스 이정윤 대표를 만났다.

안녕하세요. 램퍼스는 어떤 회사인가요?

램퍼스는 2015년에 설립된 디지털 디자인 회사입니다. 오프라인 공간 위주의 디지털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만듭니다. 최근 핫한 미디어아트 전시관을 연출하고, 브랜드를 위한 옥외 미디어, 글로벌 종합 전시장 등의 다양한 디스플레이를 통해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전하고 있습니다.

대표께서는 고등학교 미술 교사였는데, 사업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어렵게 교사가 됐고, 이왕이면 미술 교과를 재미있게 해보려고 했었고,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가 참 높았습니다. 그렇지만, 공교육 권 내에 예체능 수업은 비주류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예술을 재밌고 유익하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 계속 생기더라구요. 결국 교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램퍼스는 대표하는 작품은 무엇이 있나요?

뮤지엄헤이 헤이씨어터, 뮤지엄101과 같은 B2C 사업과 마곡LGD 미래기술체험관, MWC, IFA, CES와 같은 B2B, 국립한글박물관 프롤로그 실감 콘텐츠와 같은 B2G 사업을 해왔습니다. 내년에는 램퍼스의 이름으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미디어아트 전시 개최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아트 전시관에 상영 중인 <뮤즈오브모네>, <르느아르의 순간들>과 같은 한 편의 영화와 같은 스토리를 거대한 공간에 맵핑으로 연출한 실감 콘텐츠가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관람한 분들께서 호평해 주셔서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최근 파주 헤이뮤지엄에 미디어아트 작품을 전시 중인데 어떤 작품인가요?

최근 코로나 이후로 미디어아트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요. 특히 큰 규모를 가득 채우는, 다면 맵핑 기술로 연출한 미디어아트는 대중에게 신선함과 동시에 사진을 찍기에 제격이라 더 큰 인기를 얻고 있죠. 하지만 어떠한 시장도 그랬듯이 과도기를 지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엔 이미지와 영상을 크게 화려하게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했다면, 곧 싫증을 낼 가능성이 크거든요. 결국 미디어아트 작품에서도 웰메이드 콘텐츠만이 사랑받는 시장이 곧 도래할 거라 예상합니다.

저희가 헤이뮤지엄에 연출한 작품 중 <르느아루의 순간들>는 20분 간의 스토리를 실감 미디어아트 콘텐츠에 맞는 기획과 기술력으로 완성한 작품인데요.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미디어아트로 경험했다고 새로운 경험일 뿐만 아니라, 스토리와 작품을 감상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고 관람객들이 호평을 해주십니다. 이처럼 단순히 미디어아트를 만든다고 생각하지 않고 표현하는 툴이 달라졌을 뿐 저희는 저희가 잘하는 기획과 연출, 제작을 진정성 있게 하고 있습니다.

광고와 미디어아트 비즈니스를 하시는데, 둘은 어떤 관계가 있나요?

감독인 저로서는 이 일들이 다 유사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주제와 타깃이 바뀌고 제작하는 툴이 달라질 뿐, 근본적인 목표가 같기 때문입니다. 예술가, 작가로서 작품 활동을 하는 게 아닌 광고주 혹은 관람객의 진정성 있는 만족, 프로젝트를 단순히 납품하는 게 아닌 명작을 기획 제작해 보겠다는 욕심과 호기심은 광고와 미디어아트의 경계를 허물어 줍니다.

그동안 가장 힘들었던 일은 무엇인가요? 가장 뿌듯했던 일은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전문성이 부족했던 어린 시절 일을 처리하면서 더 잘하고 싶은데 결과가 욕심만큼 따라주지 않을 때 맘고생을 했던 것 같아요. 경험 노하우도 없다 보니 더 과정과 결과를 매니징하지 못했던거 같구요. 하지만 점점 쌓여가는 경험과 저만의 통찰력이 생기면서 좋은 임직원도 만나고 좋은 클라이언트도 만나게 된 거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 저는 이 일을 제가 하고 싶어 선택한 거라 힘들거나 뿌듯했던 감정이 상대적으로 남들보다 크진 않은 거 같구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생기는 해프닝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쟁 PT를 안 하는 원칙을 갖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경험상 경쟁 PT를 온전하게 준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리스크에 대한 문제였습니다. 빠른 일정 내에 경쟁에서 승리를 위한 화법으로 PT를 준비하다 보니 득보다는 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깊이있는 진정성 보다는 설득력이 우선시되어야 하니까요.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램퍼스는 경쟁 PT에 강점이 있습니다. 과거 오랫동안 대기업을 상대로 크고 작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으로 경쟁 PT에 필요한 논리구조, 시안 제작, 그리고 전체 리딩을 대표인 제가 총괄하다 보니 그렇습니다.

예외의 경우도 있습니다. 여러 경쟁 PT 중 위와 같은 리스크를 초월할 수 있는 경우에는 입찰에 참여합니다. 최근 25년 오사카 엑스포의 한국관 국가유산진흥원 콘텐츠 입찰에서 선정이 되어 현재 프로젝트 진행 중이기도 합니다. 국가를 대표하는 선한 책임감으로 임직원 모두가 임하고 있습니다.

국내외에 롤 모델로 삼는 인물이나 회사가 있나요?

국내 회사는 디스트릭트홀딩스를 꼽을 수 있습니다. 십수 년 전 미디어 라이브파크부터 최근 파도 영상으로 공공 예술, 아르떼 뮤지엄과 같은 사업은 우리가 하는 일을 대중에게 자리매김 해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가 하는 일이 특성상 프로젝트를 온전히 수행하고 회사의 이익을 높이는 데 그치는데, 이를 넘어선 시도와 발자취를 남기는 모습이 귀감이 됩니다.

램퍼스 역시 더 높은 가치를 창출하고 대중과의 접점을 확장해 나가는 비전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단순히 트렌드를 위해 사업을 확장하거나 콘텐츠를 만들기보다는 오리지널티를 만들기 위해 늘 고민합니다.

그리고 일본의 팀랩 미디어아트 그룹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미디어아트 시장의 개척자 혹은 선구자라고 봐도 좋을 만큼 많은 디지털 크리에이터에게 오랜 세월 레퍼런스가 되어준 것도 사실일 겁니다.

아마도 이 두 회사의 공통점은 결과물이 무엇이든 단순 클라이언트의 니즈나 시장의 트렌드를 쫓기보다는 본인들만의 고유한 가치를 사업화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램퍼스도 어떠한 일을 하건, 그 문제의 진정성을 담기 위해 오리지널티를 기획해 운영 중이며 의미 있는 확장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크리에이티브 기업은 인재가 매우 중요합니다. 램퍼스의 인재상과 인재를 키우는 회사의 프로그램을 소개해 주세요

인재를 키운다기보다는 좋은 인재가 올 수 있는 회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재와 함께 임직원 모두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하고, 결국 좋은 프로젝트를 발생시키고 나아가 더 가치 있는 사업의 비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어떠한 의뢰를 받아 결과물을 제작하는 회사가 아닌 우리가 스스로 미래를 개척하고 같은 문제도 더 의미 있고 영향력 있게 풀어내는 회사의 DNA를 관리하고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램퍼스의 10년 뒤 모습은 어떨까요?

예술 교육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던 오래전 그날이 저의 초심입니다. 저의 초심과도 같았던 소망이 이뤄진 회사 램퍼스의 10년 후 모습은 대표인 저로서도 굉장히 기대됩니다. 항상 멀게만 느껴졌던 예술과 문화를 좀 더 쉽게 재밌게 풀어내 명작으로 기억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로 그려진다면 참 좋겠습니다.

좀 거창할 수도 있는 이야기인데요. 미술 교과의 목표는 창의력 신장에 있습니다. 창의성이란 상상에 비롯하고 있는데, 상상은 여러 종류 중 상대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이런 능력은 내가 아닌 대상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헤아릴 줄 아는 공감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그것이 문제해결을 할 때 도움이 되는 공감 능력과 창의성인데요. 저는 이런 능력은 학습으로 배우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판단합니다. 자연스럽게 느끼고 감동하고 즐기면서 내 안에 자리 잡아 생기는 건데, 이런 건 예술과 문화를 감상하고 사람들과 나눌 때 만들어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 역할에 우리가 만드는 콘텐츠가 기여했으면 좋겠구요. 제가 이런 이야기를 어디서 하면 선생님 같다는 말을 몇 번 들어서 잘하지는 않는데, 그래도 인터뷰에서는 해보고 싶었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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