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매드타임스 최영호 기자] 코카콜라의 ‘Recycle Me’ 캠페인이 세계 유수의 광고 시상식에서 연이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D&AD에서 옐로우 펜슬(Yellow Pencil)을 수상했고, 클리오 어워즈(Clio Awards)에서는 그랑프리(Grand Winner)를 비롯해 골드 3개, 실버 1개를 추가로 수상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코카콜라는 자사의 상징적인 브랜드 자산을 과감하게 무너뜨렸다. 전 세계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로고를 ‘구김’으로 표현하며, 재활용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운 캠페인 ‘Recycle Me’를 공개한 것. 브랜드는 2030년까지 자사가 판매하는 모든 병과 캔에 대해 1:1 비율로 재활용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강력한 비주얼 전략을 채택했다.
이번 캠페인은 라틴아메리카와 북미에서 시작돼 전 세계로 확장 중이며, 주요 도시의 대형 야외 광고판(OOH), 신문 인쇄, 소셜미디어, 디지털 영상 등을 통해 공개됐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코카콜라가 오랜 시간 고수해온 ‘브랜드 가이드라인’을 일부러 깨고 로고를 찌그러뜨렸다는 사실이다.
캔을 손으로 누르거나, 재활용 공장의 압착기, 심지어 진공 장치를 이용해 실제로 찌그러뜨린 후, 그 형상 그대로 코카콜라 로고를 구현했다. 재활용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변형을 그대로 시각화해, ‘모든 캔은 결국 구겨져야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디자인에서도 불필요한 요소는 모두 제거하고, 제품 측면에 인쇄돼 있던 ‘RECYCLE ME’라는 문구만 남겼다.
캠페인의 핵심 전략은 단순하다. “RECYCLE ME”라는 문구 자체가 오래전부터 코카콜라 제품에 존재해왔고, 이번에는 그것을 브랜드의 중심 메시지로 끌어올렸다. 로고 인지도가 세계 인구의 94%에 달하는 만큼, 이를 활용해 ‘재활용’이라는 행동을 시각적이고 직접적으로 촉구하는 방식이다.
캠페인은 론칭 첫 주에만 1억 4천만 회 이상의 노출을 기록했고, 각종 광고 및 마케팅 전문 매체뿐 아니라 주요 언론에서도 활발히 다뤄졌다. 2024년 4분기 말 라틴아메리카에서 시작된 이 캠페인은 현재도 전 세계로 확대 중이며, 추가 성과는 집계 중이다.
코카콜라는 “2030년까지 판매한 만큼의 병과 캔을 재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명확히 하며, 브랜드 인지도 자체를 행동 촉구의 수단으로 전환하는 이례적인 접근을 통해 지속 가능성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파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