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비탕(秘湯)여행] 이즈반도(伊豆半島) 쿠모미(雲見)온천: 바다너머 후지산 이 보이는 이즈반도 서남해안의 절경

[일본 비탕(秘湯)여행] 이즈반도(伊豆半島) 쿠모미(雲見)온천: 바다너머 후지산 이 보이는 이즈반도 서남해안의 절경

  • 허태윤 칼럼니스트
  • 승인 2024.12.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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西 이즈반도 겨울 자동차 여행의 매력

벌써 12월입니다. 이곳저곳에서 캐럴이 울려 퍼지며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는 한국과 달리, 일본의 이즈반도(伊豆半島)는 도쿄로부터 남쪽으로 3시간여를 내려온 곳이다 보니 아직도 단풍이 있습니다. 특히 후지산의 아름다운 절경을 바다 쪽에서 바라볼 수 있는 서(西) 이즈(伊豆)로의 12월 여행은 추천할 만합니다. 날씨도 온화하고 풍광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지난해 11월 말이었네요. 아직 한국인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이즈반도의 남쪽 끝, 작은 온천마을 쿠모미(雲見)로의 여행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차로 도쿄에서 이즈반도 쪽으로 2시간여를 가다 보면 유명 온천지 하코네, 아타미를 거쳐 슈젠지(修善寺)에 도착합니다.

이곳 역시 온천 여행지로 알려진 곳이지만 대나무 숲길과 단풍이 아름다운 곳입니다. 이곳을 들러 최종 목적지인 이즈반도 서쪽의 작은 온천마을 쿠모미로 가는 길은 마치 예전 동해안 7번 국도를 달리는 느낌입니다. 다른 점은 태평양 바다 너머로, 오른쪽으로 내내 후지산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도쿄에서 갈 때 운전자 쪽 창 너머로 풍광이 펼쳐지는 게 다소 아쉽지만(돌아 올 때는 후지산을 정면으로 보고 옵니다) 군데 군데 포토존에서 차를 세우고 사진도 찍습니다. 도로가 좁은 구간은 서행해야 할 정도로 다소 불편하지만 그만큼 도로가 한적 하다는 말도 되지요.

바다 너머로 거대한 후지산이 보인다. 이즈반도 서쪽에서는 후지산의 자태를  어디에서도 볼 수 있다
바다 너머로 거대한 후지산이 보인다. 이즈반도 서쪽에서는 후지산의 자태를 어디에서도 볼 수 있다

맑은 태평양 바다 해안을 돌면 마을들이 하나둘 나타납니다. 주상절리로 이루어진 기암괴석들이 펼쳐 지는 해안의 절벽을 끼고 도는 도로는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입니다. 시간만 잘 맞추면 서해안이라 멋진 낙조를 즐길 수 있는 것도 아주 큰 덤입니다.

쿠모미 해안에서의 낙조
쿠모미 해안에서의 낙조

가성비 최고의 온천민숙(民宿)도미야

예약한 민숙(民宿) ‘도미야’의 주인은 경치 구경으로 도착시간보다 늦은 우리 부부를 맞으러 도로까지 나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구석진 골목길 안에 위치해 찾기 어려울까 봐 기다리고 있었다고 하네요. 일본 시골의 인심이 후하게 느껴져 자기도 전에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민숙은 일본식 민박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료칸 수준의 서비스를 해주는 곳이지만, 가격은 저녁과 아침을 포함하고 온천까지 즐기는 데 1인당 1만 엔이었습니다. 당시 환율로 하면 두 사람이 17만 원 정도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주인 말로는 지금까지 외국인을 받은 적이 없었다고 하니 외국 관광객보다는 내국인을 위한 숙박시설이었는데 저희 부부가 그 전통을 깬 것이지요.

저녁상을 받고 요즘 말로 확증 편향이 확 생겼습니다. 일본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시골 동네를 여행해야 한다는 확증 편향입니다. 저녁은 이곳 이즈반도의 특산품인 킨메다이(金目魚)요리로 한 상을 내왔습니다. 긴메다이는 우리말로 금눈돔이라고 불리는 데 매우 고급 어종입니다. 겨울이 제철인 이 생선으로 회와 조림, 탕이 나왔고 각종 튀김, 채소 등으로 포함된 음식은 깔끔하고 정갈했습니다. 일류 료칸의 요리와 비교해도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제 경험으로 이 정도 요리가 나오는 료칸이라면 인당 30만 원 정도를 지불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녁상을 받으며 두 번째 감동이 온 건 말할 것도 없지요.

민숙 도미야의 킨메다이(金目魚)저녁상
민숙 도미야의 킨메다이(金目魚)저녁상
민숙 도미야의 아침 식사
민숙 도미야의 아침 식사

이 작은 민박에도 온천이 있었습니다. 4~5개 정도의 방을 운영하는 민박 손님들이 돌아가며 이용하는 온천은 작지만 아주 정갈하게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사와다(沢田)공원 노천온천

작은 어촌의 온천마을 쿠모미를 나와 둘째 날은 이곳의 관광지인 도가지마(堂ヶ島)일대를 돌아봤습니다. 절벽 위 해안가를 트래킹한 후, 유람선을 타고 일대의 주상절리 해변과 해안 동굴, 바다에서 바라본 해변의 절벽은 육지에서의 그것과는 다른 또 다른 절경을 만들었습니다.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이곳 도가지마 인근의 사와다 공원 안에 있는 노천 온천이었습니다. 입장료 5백 엔을 내면 들어가는 작은 노천온천은 구글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외진 곳이었습니다. 칼슘, 나트륨, 황산염 성분의 이 온천의 매력은 탁 트인 전망입니다. 해안 절벽 위에 만들어진 이 온천에서 몸을 담그면 태평양 바다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해 질 무렵 이곳은 한 폭의 수채화입니다. 석양이 물들이는 수평선 위로 유람선이 지나가고, 갈매기들이 자유롭게 날아다닙니다. 코끝에 알싸하게 느껴지는 저녁 무렵의 한기(寒氣)가 만들어 내는 여행자의 고독은 온천수에 담긴 몸을 감싸주는 기분 좋은 온기가 달래 줍니다. 어느덧 코끝에는 송골송골 땀이 맺힙니다.

사와다 공원 노천온천. 나무로 된 난간 너머 태평양이 보인다
사와다 공원 노천온천. 나무로 된 난간 너머 태평양이 보인다

 

여행자를 위한 팁

교통

  • 대중교통: JR 도쿄역→미시마역(신칸센 1시간)→쿠모미(버스 2시간), 미시마에서 버스가 자주 있지 않아 시간을 잘 맞춰야 한다.
  • 자동차: 자동차로는 도쿄역기준 약3시간 15분소요(가능한 자동차 여행 추천)

추천 시즌: 11월 말~12월 초 (단풍과 온화한 날씨의 완벽한 조화)

숙박

  • 민숙: 도미야 (예약필수) Tel: 0558-45-0417, 웹사이트: https://izuseinan.com/stay/matsuzaki-cho/hostel/tomiya/
  • 도미야 이외에도 다양한 민숙(民宿)이 있다. 쿠모미온천 관광협회(kumomikankou.com), 이즈 서남해안 관광 사이트(https://izuseinan.com/stay/)를 참고 하면 다양한 민숙을 찾을 수 있다
  • 일본어 예약이 어렵다면 구글으 한국어 번역기능을 활용 웹사이트에 예약을 하거나, 구글번역기나 AI를 이용, 해당 민숙에 일본어 팩스를 보내면 된다.

허태윤 칼럼니스트, 한신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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