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매드타임스 한수경 기자] 브라질 공공의료 시스템(SUS)에서 백내장 수술을 기다리는 환자 수는 약 16만 7천 명에 달한다. 이는 SUS 내에서 가장 대기자가 많은 선택 수술로, 수술 자체는 평균 10분 내외로 간단하고 안전한 시술임에도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 문제를 사회에 알리기 위해 의료 사회적 기업인 Central da Visão는 브라질 광고회사 다크 키친 크리에이티브(Dark Kitchen Creatives)와 함께 캠페인 '아무도 보지 못하는 줄(A fila que ninguém vê)'을 선보였다. 시각장애 인식의 달인 4월, 'Abril Marrom'에 맞춰 공개된 이 캠페인은 인공지능과 하이퍼리얼리즘 기법을 활용해 2분 길이의 영상으로 제작됐다.
영상에는 눈을 가린 사람들로 구성된 긴 줄이 등장한다. 이 줄은 실제 백내장 환자들의 외모와 감정에서 영감을 받아 생성된 2천 장 이상의 AI 이미지로 만들어졌으며, 현실에서 존재한다면 약 84km, 즉 맨해튼의 길이 4배에 해당하는 거리다. 영상은 이 긴 줄을 통해 백내장이 얼마나 큰 사회적 문제인지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영상 속 사람들은 모두 멈춰 선 채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 남성, 여성, 노인 등 다양한 인물이 포함되어 있으며, 그들은 치료를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적 제약 때문에 줄 서 있는 듯한 상징적 장면이 연출된다. 제작진은 이 장면을 통해 백내장이 단순히 노화 현상이 아니라, 정보와 의료 접근의 불균형 속에서 악화될 수 있는 질병임을 전달하고자 했다.
Central da Visão의 대표 마르타 루코니는 "이 캠페인은 환자 본인이 아닌 주변 사람들이 먼저 인지하고 나서야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백내장은 조용히 시력을 잃게 만드는 질환이지만, 전문가에 의해 빠르고 안전하게 치료될 수 있는 질병이다. 다만, 그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