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게 최대의 광고주이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생활용품 제조회사로 자리잡은 프록터&갬블(Procter & Gamble. P&G)의 아이콘 제품은 물에 뜨는 아이보리 비누다.
P&G는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183년 전인 1837년에 창립되었다. 프록터는 영국 출신으로 양초를 만들고, 갬블은 아일랜드에서 비누를 만들던 사람이다. 이 두 사람의 부인은 인 사이이기도 하다.
회사 창립 20년인 1857년에는 1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19세기 중엽에는 대단한 돈이다. 미국 남북전쟁 때 P&G는 노예해방을 지지한 북군과 비누와 양초 납품 계약을 맺었다. 전쟁이 끝나고 군인들은 제대 후 자기들의 고향에 돌아갔으나, 군대 생활 중 사용한 P&G 제품을 계속해서 쓰게 되었다.
회사 창립 41년 되던 1878년에 P&G는 값싸고 고품질의 비누를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이 신제품 비누가 히트를 쳤다. 처음에는 “P&G 흰 비누(P&G White Soap)”로 이름을 지었으나, 뒤에 “Ivory(상아)"로 바뀌게 된다.
그런데 비누 생산 중 실수로 공기가 혼합물에 들어가 물보다 가벼워져 비누가 물에 뜨게 되었다. 그래서 ”물에 뜨는 비누(Soap that floats)"로 팔게 되었다.
세수 비누에 혁명을 일으켰다고 할 수 있는 이 “Ivory Soap”라는 이름이 나오기까지에는 숨겨진 이야기가 있다. 공동 창립자의 아들 할리 프록터는 이 신제품 이름을 무엇으로 할 것인가로 놓고 몇 달 동안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면서도 신제품 비누의 뛰어난 깨끗함을 무엇으로 부를 것인가 하는 생각에 빠져있었다. 그런데 그 때 누군가 구약성서 시편 45편을 읽고 있었는데, 8절에 이르렀을 때 그는 영감을 받았다. 그 8절은 다음과 같다.
왕의 모든 옷은 몰약과 침향과 육계의 향기가 있으며 상아궁에서 나오는 현악은 왕을 즐겁게 하도다.
성경 구절에서 힌트를 얻어 “아이보리”라는 이름을 만들었다. 그리고 “깨끗한” 비누의 주장, “99. 44/100“는 성경이 아닌 인간의 과학과 조사에서 얻었다. 깨끗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P&G는 대학의 화학 교수와 과학자들에게 조사를 의뢰했다. 조사 결과, 불순물 비율이 ”1%의 100분의 56”이라는 것이었다. 달리 말하자면 깨끗한 비율이 “99.44/100”이라는 계산이 된다. (아직 개울물로 세수하던 시절이었다.)
이렇게 해서 지난 142년 동안 P&G가 만들어 팔고 있는 “아이보리 비누(Ivory Soap)”라는 아이콘이 탄생했다.
신인섭 (전)중앙대학교 신방대학원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