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드타임스 최영호 기자] 아시아 태평양에서 가장 창의적인 광고 작품은 무엇일까? 세계적인 광고단체인 더 원클럽은 더 원쇼의 아시아 버전이라 할 수 있는 원아시아 어워즈를 필리핀에서 개최했다. 원클럽은 원아시아를 통해 아시아 광고의 네트워크와 협력으로 크리에이티비티 산업을 부흥시키려고 하고 있다. 아시아 광고인 모여 크리에이티비티를 논한 원아시아에 송창렬 크랙더넛츠 대표가 심사위원으로 참가했다. 송 대표로부터 아시아 광고 작품에 관한 소감 및 해외 광고계 교류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번에 심사위원으로 참가하신 원아시아는 어떤 행사인가요?
원아시아 광고제는 더 원쇼(The One Show)의 아시아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아시아 태평양에서 가장 창의적인 광고 작품들을 뽑는 행사입니다. 아시아 지역의 광고업계 사람들이 모여서 아이디어도 나누고, 네트워킹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죠.
올해는 벌써 4번째로 열리는 행사고, 원래는 중국에서 열렸었는데 올해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렸습니다. 다양한 나라에서 참가한 작품 중 최고의 크리에이티브를 선정하는 자리라 광고계에서 주목받고 있어요. 원아시아는 이 지역 광고인들이 함께 성장하고 교류할 수 있는 중요한 축제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대표님께서는 무슨 부문 심사를 맡으셨나요?
저는 패널 C로 크리에이티브 효과(Creative Effectiveness), 데이터의 크리에이티브 활용(Creative Use of Data), 기술의 크리에이티브 활용(Creative Use of Technology), PR(Public Relations), 인터랙티브 & 모바일 크래프트(Interactive & Mobile Craft), 게이밍(Gaming), 인테그레이티드(Integrated), 인터랙티브(Interactive), 온라인 & 모바일(Online & Mobile) 부문을 심사했습니다. 카테고리가 많았지만 중복되는 작품도 있고 해서 생각보다 효율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심사 소감 말씀해주세요
생각보다 효율적으로 진행되었어요. 그리고 심사위원의 눈의 비슷하다는 것도 느꼈습니다.
저는 상당히 열띤 토론을 기대하고 싸울 준비를 하고 갔거든요. 그렇지는 않았어요. 케빈 스와네풀 CEO 가 심사 전 전체 브리핑에서 말씀하셨던게 기억이나요. ‘부정적인 시각으로 비판하기보다는 존중의 시각으로 바라봤으면 좋겠다’고 강조를 해주셨어요.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전체적인 논의자체도 굉장히 예의를 갖추면서 진행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나라에서 출품된 작품의 배경의 설명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해당국가의 심사위원이 설명을 더 해주셨어요. 그래서 더욱 캠페인의 의도와 문화적인 코드의 이해하고 광고를 볼 수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심사 과정이 굉장히 효율적으로 운영되어 놀랐습니다.
아시아 광고 캠페인을 많이 보셨는데요. 아시아 광고 수준에 관해 어떻게 느끼셨어요?
아시아 광고의 수준이 꽤 높다고 느꼈어요. 아시아라고 뭔가 서양에 비해 떨어진다 그런 느낌은 못 받았어요. 문화적인 고유성이 있기에 그 부분에 대한 이해만 된다면 전체적으로 광고의 수준은 여느 글로벌 광고제 못지 않았습니다.
심사하시면서 느낀 아시아 캠페인의 트렌드는 무엇인가요?
각 나라마다의 문화적 맥락/코드에서 브랜드가 해결점을 제시하는 것들을 많이 보였어요. 하지만 인정받는 캠페인은 그 문화적인 고유성와 보편성을 갖춘 캠페인이었습니다.
AI 같은 경우 기능적인 활용보다는 어떤 아이디어를 전달하기 위해 AI를 썼는지가 핵심이었어요. AI의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그 활용도가 넓어지고 있는데, "Coloration of the Old Pictures" 같은 활용도 측면에서 아쉬운 작품도 있었구요. 그런 경우에는 높은 평가를 주기 어려웠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캠페인은 무엇인가요?
저에게 가장 인상깊었던 캠페인은 태국 CP Food의 the 'CP Chicken: Go For Launch' 캠페인이였어요.
이 캠페인이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메세지를 간단히 정리하면, 우주비행사들을 위한 음식은 안정성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까다로운 기준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우주에서 질병이 발생하면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안전이 특히 중요하다고 그래서 음식에 병원성 미생물이나 기타 오염 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엄격하게 관리해야 하며, 알레르기 반응도 철저히 고려된다고.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우리가 일상에서 먹는 음식도 그래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래서 태국의 대표적인 식품기업 중 하나인 CP Foods(차런 포카판 푸드, Charoen Pokphand Foods)는 CP 브랜드의 닭고기가 NASA의 기준에 부합하는 우주식품의 엄격한 기준을 충족할 정도로 퀄리티가 높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고 그래서 치킨을 우주로 보내 프로젝트를 Space X Dragon과 하게 됩니다. CP Chicken을 우주 비행사 식량으로 활용하겠다는 아이디어는 심플하지만 강력했습니다.
이제 지구에 있는 사람이나 우주에 있는 사람이나 동일한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Aerospace Quality Chicken 그리고 이를 전달하고자 하는 영상 퀄리티도 매우 높았구요.
외국 광고인이 보는 한국 광고는 어땠나요?
너무 아쉽게도 한국 광고들이 많이 제출되지 않았어요. 그게 너무 아쉬웠습니다. 대한민국은 K콘텐츠로 세계를 휩쓸고 있는데 광고계에서는 그런 모습을 보기 어려웠어요.
그리고 케이스 필름도 너무 전형적이고 틀에 박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러한 전형적인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수상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외국 광고인들과 네트워킹도 많이 하셨죠? 어땠나요?
네, 네트워킹 열심히 했어요. 그런데 원아시아 세팅이 각 심사위원들이 네트워킹을 잘 할 수 있게 되어 있었습니다. 첫날 웰컴 파티로 서로를 자연스럽게 알 수 있게 하였고 매일 저녁과 술자리를 하면서 서로가 일적인 의견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친해질 수 있게 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의견 교환할 때 더욱 편하게 얘기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에게는 이런 세팅은 익숙했어요. 예전 레오 버넷 월드와이드 디렉터 미팅(Leo Burnett Worldwide Director Meeting)이 딱 이랬거든요. 네트워크를 넓히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번에 전 레오버넷 동료이자 현재 에델만에서 Global Chief Creative Officer로 계신 주디 존(Judy John)을 만났는데요. 광고계에서 PR 업계로 갔을 때 느끼는 공감대를 교환하며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외국 광고계와 교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국제광고제에 참여하는 이유는 우리의 눈과 귀를 열기 위해서입니다. 참여하는 것 자체가 Inspiration이죠. 이러한 광고를 만든 친구들과 직접 교류하는 것은 여러모로 도움이 됩니다. 그들과 이야기하고 듣다보면 새로운 생각이 떠오릅니다. 또한 얘기하다보면 너무나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아이디어들이 직접 경험에서 오는 경우가 많아서 이런 교류가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외국계 회사들은 이런 교류가 익숙하지만 한국의 독립 광고회사에 근무하면서 그런 경험을 가지기 어렵죠. 그걸 채워 줄 수 있는 것이 국제광고제 참여라고 생각됩니다.
우리나라 광고계는 교류가 적은 편인데, 교류를 늘리기 위한 과제는 무엇일까요?
저는 한국의 광고계가 유독 닫혀 있다고 생각되요. 서로 너무 경계하죠. 그리고 나르시시즘도 너무 강하죠. 아무래도 서로 경쟁을 하고 일을 수주해야 하다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살아 남기 바쁘기에 글로벌 교류는 언감생심이죠. 이번에 예전에 같이 일했던 필리핀 동료들과 의견을 나누면서 필리핀 광고업계 내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얘기를 하는데 저희 한국과 비슷하다고 생각되었어요. 바로 "Crab Mentality"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요. 우리나라도 딱 그러고 있더라구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어쩔수 없는 것 같으면서도 광고업 내에서도 서로 도우면서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고 생각되거든요. 서로 비방하고 끌어내리려고 하기 보다는 업계가 서로 살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 방법으로 뭉칠 수 있는 구심점 역할을 하는 단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그 방법으로 독립 광고회사들이 모일수 있는 방법을 찾아봤으면 좋겠습니다. 중국에는 CIA(China Independent Agencies) 라고 중국 내의 독립 광고회사들이 서로 협력하고, 업계의 성장을 도모하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네트워크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한국에서도 그러한 역할을 하는 KIA(Korea Independent Agencies)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 Crab mentality는 한 마리의 게가 탈출을 시도할 때 다른 게들이 그것을 붙잡아 끌어내리는 현상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용어이다. 특히 사람들 사이에서, 누군가 성공하거나 발전하려 할 때 그를 질투하거나 방해하려는 행동을 의미한다. "네가 못 올라가면 나도 못 올라간다"는 식의 사고 방식으로, 개인이나 집단이 서로의 성장을 저해하는 부정적인 태도를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