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매드타임스 최영호 기자] 애플 온라인 스토어에 새로운 상품이 추가됐다. '루몬 터미널 프로(Lumon Terminal Pro)'가 맥 라인업에 추가된 것. '맥에 이런 제품이 있었나' 싶다. 게다가 기존 맥하고는 다른 디자인이다. 저해상도 CRT 흑백 모니터, 두툼한 베젤, 두툼한 키보드와 트랙볼, 마치 90년대 모니터와 키보드를 보는 느낌이다.
루몬 터미널 프로는 실제 제품이 아니라. 인기리에 방영된 애플 TV+ 시리즈 세브란스: 단절(Severance)에서 가져온 가상 제품이다. 루몬 터미널 프로는 실제 모델 모델 옆에 배치되어 자체 제품 페이지, 세련된 비주얼, ‘신규’ 배지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다른 것이 하나 있다. 이 페이지에는 ‘지금 구매’ 옵션 대신 11분 분량의 비하인드 스토리 동영상으로 연결되는 링크가 있다. 영상에서는 세브란스 편집자들이 아이맥, 맥미니, 맥북 프로와 같은 애플 기기를 사용하여 쇼를 편집한 과정을 보여주는 11분 분량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보여준다.
애플은 애플 TV+ "세브란스: 단절 시즌 2" 홍보 방법으로 '루몬 터미널 프로'를 택한 것이다. 세브란스는 지난 2022년에 공개되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그후 애플 TV+는 이렇다할 흥행작이 없었다. 경쟁자인 넷플릭스, 디즈니+, 맥스의 가입자가 글로벌 가입자가 1억 명 이상인 것에 비해 4천만 명 수준에 그치고 있는데, 이 마저도 애플 원의 번들 가입자이다. 또한 애플 TV+는 애플 생태계에서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애플은 자신들의 플랫폼, 즉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애플 TV+ 홍보에 나선 것이다. 왜 "세브란스: 단절"일까? 사실 애플 TV+에 대한 평가는 명확하다. 영상미와 작품성이 뛰어나지만, 재미가 없다는 것. 그렇지만 "세브란스: 단절"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같이 잡았던 작품이었기에, 선택됐다고 예상된다. 실제 시즌 2 마지막 에피소드 공개에 이어 시즌 3 제작을 확정지었다.
한편, 애플은 애플 TV+가 아픈 손가락이지만, 애정이 대단한 것으로 보인다. 팀 쿡이 예고 편에 등장하고 없는 제품을 공식 온라인 스토어에 노출하는 노이즈 마케팅을 진행하며, 애플 TV+의 생태계를 넓혀 안드로이드 앱을 출시, 갤럭시에서 시청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애플은 현재 애플 TV+의 저조한 실적을 개선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