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매드타임스 최영호 기자] 고환암 인식의 달인 4월, 남성 건강을 위한 이색적인 속옷 캠페인이 등장했다. 이름부터 재치 있는 ‘언더어웨어(UnderAware)’는 남성용 속옷이지만, 편안함 대신 ‘불편함’을 전면에 내세운다.
속옷의 밑부분에 일부러 잘못 위치시킨 라벨을 삽입해 착용자의 고환 부위를 하루 종일 자극하도록 디자인된 이 제품은, 다소 불쾌한 자극을 통해 착용자에게 고환암 자가 검진을 떠올리게 만든다. 해당 라벨에는 검진 방법까지 인쇄돼 있어 시각적 정보까지 제공한다. 일상 속에서 건강을 관리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캠페인의 배경에는 현실적인 문제의식이 있다. 고환암은 15~44세 남성에게 가장 흔한 암이며, 매년 전 세계적으로 약 75,000명이 진단받는다. 조기 발견 시 생존율은 95% 이상으로 높지만, 정작 자가 검진은 드물다. 낙인, 망각, 어색함이 원인이다. 언더어웨어는 그 ‘어색함’을 역으로 활용해 건강 행동을 유도하는 발상의 전환이다.
론칭 광고도 눈에 띈다. 흑백의 클래식한 속옷 광고 스타일에 자신감 넘치는 모델이 등장하지만, 그 모델은 자꾸 팬티를 만진다. 의도된 불편함이 시선을 끌고,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전달한다.
이번 캠페인은 단순히 고환암 인식에 그치지 않는다. 불편함을 활용한 디자인(Purposeful Discomfort Design), 옷감에 정보를 담는 기능성 교육(Functional Wearable Education), 그리고 패션을 통한 공공 건강 메시지 전달(Health-driven Fashion Campaign) 등, 헬스케어와 패션의 새로운 접점을 제시한다.
업계에서도 이 시도는 주목할 만하다. 기능적 태그나 메시지를 통합한 스마트 의류는 패션과 헬스테크의 융합 가능성을 보여준다. 동시에, 속옷처럼 개인적인 제품이 건강 캠페인의 매개가 되는 사례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전략으로 주목받는다. 결국 이처럼 건강을 고려한 디자인은 남성 언더웨어 시장의 경쟁 구도를 바꿀 수 있는 하나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