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매드타임스 최영호 기자] 미국 소비자들이 팬데믹 이후 계속된 경제적 압박과 물가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가운데, 스트리밍 서비스는 여전히 ‘가성비 높은’ 콘텐츠로 인식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허브 엔터테인먼트 리서치(Hub Entertainment Research)가 발표한 2025년 상반기 보고서 ‘TV 광고: 사실 대 허구(TV Advertising: Fact vs. Fiction)’에 따르면, 응답자의 대다수는 경제 상황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2024년 11월에 비해 우려 수준이 눈에 띄게 증가한 수치다.
허브의 선임 컨설턴트인 마크 러프니(Mark Loughney)는 “소비자들은 여전히 팬데믹이 남긴 경제적 충격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의 경제 뉴스 또한 이 같은 불안감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3년간 소비자들은 TV가 과거보다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한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경제가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스트리밍 구독은 소비자들이 가장 마지막까지 지키려는 지출 항목”이라고 분석했다.
구독료 인상, 소비자 이탈 유발할 수도
보고서는 또한, 스트리밍 서비스의 구독료 인상이 갈수록 자주 이뤄지고 있다는 소비자 인식도 함께 밝혀냈다. 응답자의 약 90%가 "예전보다 인상 주기가 더 짧아졌다"고 답했으며, 이에 따라 많은 이들이 광고 기반의 저가 요금제로의 전환 또는 서비스 해지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스트리밍 서비스는 여타 여가 활동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비용 절감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향이 뚜렷했다. 오히려 절반 이상의 응답자가 “다른 엔터테인먼트 지출을 줄이더라도 스트리밍 구독에는 더 많은 돈을 쓸 의향이 있다”고 답해, 영상 콘텐츠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테마파크, 콘서트, 외식 등 일회성 소비 항목이 가장 먼저 지출 감소 대상으로 꼽혔다.

광고에 대한 소비자 태도, 점차 관대해져
이번 조사에서는 광고에 대한 소비자 인식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광고에 대해 ‘도저히 견딜 수 없다’고 답한 비율은 4년 전 17%에서 올해 11%로 감소했다. 특히 광고를 수용할 수 있다고 답한 이들 중 상당수가 “광고가 포함돼도 월 4~5달러를 아낄 수 있다면 해당 요금제를 선택하겠다”고 응답해, 가격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졌음을 보여줬다.

통합 플랫폼과 유튜브의 영향력 확대
스트리밍 서비스 통합 플랫폼의 부상도 주요 트렌드 중 하나로 꼽혔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애플TV, 로쿠, 유튜브 등 서비스 통합 도구를 사용하는 비율은 전체 응답자의 절반에 달했으며, 18~34세 연령층에서는 60%까지 증가했다.
조사에 따르면, 통합 플랫폼 이용자는 일반적으로 평균 6개 이상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독하고 있었으며, 이를 사용하지 않는 이용자는 3개 이하로 나타나 큰 차이를 보였다.
유튜브의 영향력 확대도 뚜렷했다. 응답자의 약 90%가 유튜브(무료, 유튜브TV, 프리미엄 포함)를 시청 또는 구독 중이며, 이 중 절반은 TV 화면을 통해 유튜브 콘텐츠를 시청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튜브는 유료 구독형 서비스, 광고 기반 서비스, 다른 무료 플랫폼보다도 가치 제공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소비자 지출의 마지막 보루는 스트리밍
허브 리서치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해,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여전히 높은 가치와 만족도를 제공하는 매체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이 가격 인상을 정당화하는 면허증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미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스트리밍 구독료 인상이 지나치게 빈번하다고 느끼고 있으며, 만약 서비스가 더 이상 합리적인 가치를 제공하지 못한다고 판단되면 언제든 해지를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는 2025년 5월, 주당 1시간 이상 TV를 시청하는 미국 내 14세~74세 소비자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되었으며, 광고에 대한 태도, 플랫폼 간 차이, 광고 전략과 시청자 반응 등을 포괄적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