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2.0 뉴노멀 시대의 병원: 노인공화국-노인을위한 00은 없다

언택트 2.0 뉴노멀 시대의 병원: 노인공화국-노인을위한 00은 없다

  • 유승철
  • 승인 2022.05.2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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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인기는 급감하고 있습니다.

노인의 인기는 급감하고 있습니다. 재정적 여유까지 없는 노인이라면 그 ‘삶의 고됨’을 상상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4차 산업혁명의 거센 물결 가운데서 우리 사회에서 노인의 지휘가 추락에 추락을 반복하고 있는 듯합니다. '경로(敬老)'는 옛말입니다. 이제 '혐로(嫌老)'라는 말도 심심치 않게 들립니다. 청소년들의 노인학대 뉴스가 새롭지 않을 정도로 험한 세상입니다. 2020년 이래 지속 중인 코로나 이후에 혐로(嫌老경향은 아마도 보다 늘었을 듯합니다. 요즘 청년들에게 ‘노인’을 떠올릴 때 최초 연상되는 이미자는 아마도 ‘인자한 할아버지 할머니’의 모습이 아니라 ‘욕심 많고 고집 센 그런 할어버지 할머니’의 모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 발간 2018 '노인인권 종합보고서' (출처: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17/2018031700236.html)
국가인권위원회 발간 2018 '노인인권 종합보고서' (출처: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17/2018031700236.html)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No Country for Old Men, 2007)’ 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이 영화는 제가 몇 번이고 반복 시청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가 전해주는 메시지는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단순히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마(안톤 쉬거)에 대한 공포 스릴러로 간주하기 에는 영화가 전해주는 메시지가 상당히 무겁습니다. 전통적인 질서를 고수해 오고 있는 텍사스의 늙은 보안관(토미 리 존스 분) 그리고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새로운 유형의 살인자(실례로 영화에서는 동전을 던져 삶과 죽음을 결정하는 기행을 보입니다) 이 두 캐릭터 사이의 갈등 관계를 통해서 기존에 우리가 가지고 있던 아버지들의 질서와 교훈들이 붕괴되고 좀처럼 예상할 수 없는 미래가 현재로 성큼 다가왔음을 이야기한다고 합니다(저도 여러 영화평을 읽고서 이해한 내용임을 밝힙니다 ^^). 코로나 이후의 사회 인구통계적 갈등을 조망하는데 좋은 힌트가 될 수 있는 영화가 바로 이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은 이 영화를 시작으로 ‘요양원’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멀지 않은 과거 노인은 존경받는 존재였습니다. 유교 국가인 한국은 더욱 그러했습니다. 반복되는 농경의 일상과 예측가능한 삶 속에서 노인의 지혜는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스타트업 기업의 CEO가 20대~30대가 주축을 이루는 첨단 정보 플랫폼의 시대에 노인의 지혜는 발전을 막는 걸림돌로 취급 받을 정도로 폄하되고 있습니다. 영화제목처럼 노인을 위한 나라는 정말로 없습니다.

 

‘호모헌드레드 시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습니다.

노인에 대한 계층적 혐오가 극화되는 이 순간에도 노인은 인구구성에서 가장 큰 축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호모헌드레드(Homo Hundred)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말 그대로 백 세까지 사는 것이 기본 값이 될 정도로 인간의 평균수명은 연장에 연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7~10세 정도의 오래 산다는 것을 고려할 때 노인인구의 급증 특히 여성 노인의 급증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의 문제이고 나아가 국가의 존립을 위협할 정도의 심각한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노후파산이라는 책이 일본에서 출간되고 2016년 한국에 번역되면서 국내에서도 이슈화되었던 노인에 대한 문제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관통하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노인 관련 문제는 출산율 저하와 인구 절벽이라는 미래세대에 대한 문제 못지않게 시한폭탄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국가는 이미 상당한 세수를 투입해서 노인 문제에 대한 답을 구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고령화와 저출산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해결의 방법은 요원해 보입니다.

노후파산(2016)
노후파산(2016)

노인을 위한 요양원은 있을까요?

오십 중반 또는 후반, 은퇴한 이후에는 말 그대로 ‘은퇴지옥’이라고 불리는 경제적인 근심을 넘어 은퇴 이후 살아내야 할 30여 년 또는 40여년의 노인 시절을 견뎌야 합니다. 건강수명인 70대 중반을 넘어 노인들이 건강을 잃어갈 상황이 되고 자녀에게 손 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다가오면 개입하는 산업이 바로 노인요양원(또는 노인요양병원) 산업입니다

노인요양원(이하 요양원)이 우리 문화에 수용되는 데는 생각보다 오래지 않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불과 10~15여년 전 한국에서 부모를 요양원에 보낸다고 하면 마치 현대판 고려장을 치루는 인상을 주었고 자녀 입장에서는 죄를 범하는 것으로 손가락질 받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요양원이 전형적인 ‘노인의 미래 행로’가 되었습니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고민해야 할 문제는 노인에 대한 복지를 국가가 책임질 수 없을 때 ‘노인복지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사설 기관’들을 육성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노인복지는 상당한 자본과 연결되는 된다는 점에서 우려는 있습니다. 하지만 건강한 경쟁을 통해서 노인들에게 보다 의미 있는 노후생활을 제공할 수 있는 선진 요양원 비즈니스가 자리 잡는 것이 더욱 타당한 방법이 아닐까요? 물론 요양원을 갈 수 있는 재정적 여력이 되지 않는 노인들에 대해서는 타당한 복지가 이뤄져야 합니다. 

문제는 요양원이 과연 노인을 위한 요양원 인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300~500만원에 육박하는 대단한 월 지불 비용을 쓰면서 노인들은 요양원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노인들 입장에서 요양원을 생활이 의미가 있을까요? 행복할까요? 우리가 대학 기초 심리학 시간에 또는 사회학 시간에 배웠을 ‘매슬로우의 동기위계(Need Hierarchy Theory)’라는 이론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인간의 동기는 마치 피라미드와 같이 구성되어 있어서 하위 동기가 만족되면 상위의 동기들이 나타나고 마지막에는 자아실현을 소망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 동기 위기라는 것이 실험을 통해서 제대로 검증되지 못했고 상위 동기가 마치 하위 동기보다 우선시되는 것처럼 묘사되기 때문에 심리학 학계에서 많은 비판을 받아온 이론입니다. 그럼에도 이론의 간명성(simplicity) 덕분에 1950년대 탄생한 이론임에도 현재에도 여전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매슬로우의 동기위계(Need Hierarchy Theory (출처: https://www.simplypsychology.org/maslow.html)
‘매슬로우의 동기위계(Need Hierarchy Theory (출처: https://www.simplypsychology.org/maslow.html)

국내 요양원을 위 동기 모델에 따라서 설명해보면 어떨까요? 현재 요양원은 우리 욕구 위기에서 가장 바닥에 있는 ‘물리적 욕구와 안전에 대한 욕구’만 채워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물론 최근 다양한 액티비티 제공을 통해 사회적 욕구에 대한 기본적 욕구를 채워주려고 합니다. 이 지점에서 고민해야 할 질문은 노인들은 꼭 노인들만 만나고 사회를 이루고 싶을 것인가? 라는 질문입니다. 노인은 과연 동년배의 노인들과 접촉을 통해서 사회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일까요? 이런 부분들을 고려할 때 양로원이라는 일종의 기형적인 노인 집합적 공간에서 노인들이 사회적 만족과 자아실현에 다가갈 수 있을지에 대해 신중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요즘 비대면 메타버스라는 것이 화두입니다. 또 기술의 발전이 빨라지면 원하기만 한다면 노인과의 접근성과 소통 용이성도 높아질 것입니다. 이런 기술적 기회를 활용해 노인과 어린이/청년 그리고 중-장년이 소통하며 상생할 방안은 없을까요? 외로움은 흡연보다 더 위험합니다. 미국 기준으로 노인들의 50% 이상이 양로원에서 외로움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물론 한국은 이 수치가 비슷하거나 더 높을지도 모릅니다.

VR을 활용한 요양원의 다양한 활동들 (출처: https://www.forbes.com/sites/solrogers/2019/08/21/five-companies-using-virtual-reality-to-improve-the-lives-of-senior-citizens/?sh=28c39cd94279)
VR을 활용한 요양원의 다양한 활동들 (출처: https://www.forbes.com/sites/solrogers/2019/08/21/five-companies-using-virtual-reality-to-improve-the-lives-of-senior-citizens/?sh=28c39cd94279)

누구에게나 ‘노인됨’은 피할 수가 없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지나 소멸하고 다시 봄이 오는 것처럼 우리 생로병사 속에서 삶이 시들어 감 그리고 저물어 감은 누구도 막을 수 없습니다. 막을 수 없는 노화 과정이라면 여생을 보내야 할 기본값인 ‘요양원의 삶’에 대해서도 이제는 사회적 논의를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노인들이 육체적 생존만을 위해 연명하는 것이 노인의 미래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사는 것은 사는 것이어야 합니다. 사는 것이 서바이벌(survival)이 아닌 사는 것(live)이 되어야합니다. 미래 요양원이 변화해야 할 모습에 대해 요양원 입장에서 고민해 볼 따름이고 또 요양원과 연관되어 있는 수많은 연관사업체 그리고 국가사회 안전망 차원에서도 요양원에 모습에 대해서 고민하고 또 산업과 국가정책이 협업할 수 있는 건설적 방향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다음 컬럼에서는 미디어이자 콘텐츠로서 요양원의 가능성 그리고 브랜딩 기회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인용]

  • Calhoun, J. G., Banaszak-Holl, J., Hearld, L. R., & Larson, D. K. (2006). Current marketing practices in the nursing home sector/practitioner application. Journal of Healthcare Management, 51(3), 185.
  • Lester, D., Hvezda, J., Sullivan, S., & Plourde, R. (1983). Maslow's hierarchy of needs and psychological health. The Journal of General Psychology, 109(1), 83-85.
  • McLeod, S. (2007). Maslow's hierarchy of needs. Simply Psychology, 1(1-18).
  • Five Companies Using Virtual Reality To Improve The Lives Of Senior Citizens (2019)
  • https://www.forbes.com/sites/solrogers/2019/08/21/five-companies-using-virtual-reality-to-improve-the-lives-of-senior-citizens/?sh=28c39cd94279

※ 닥스미디어(http://docsmedia.co.kr/) 칼럼을 공유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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