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드타임스 이지원 기자] 인터브랜드가 2024년 글로벌 브랜드 가치 순위(Best Global Brands ranking)를 공개했다. 옴니콤(Omnicom)은 2023년 4월~2024년 3월 사이 회사의 재무성과와 향후 5년의 성과를 기반으로 브랜드 가치를 계산한다. 다음으로 해당 재무성과가 브랜드에 얼마나 기인하는지 평가하고, 브랜드의 수입원이 직면한 리스크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브랜드에 점수를 매긴다.
애플은 12년 연속 브랜드 가치 1위를 유지했지만, 2023년 대비 2024년 브랜드 가치가 3% 하락하며, 25년 만에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4% 증가와 비교되는 행보다. 인터브랜드의 브랜드 자본 담당자인 그렉 실버만(Greg Silverman)은 애플의 가치 손실은 AI 기술 출시의 느린 속도에서 기인했다고 평했다. 에플은 6월 애플 인텔리전스를 선보이기 전까지 구체화된 생성형 AI 계획을 공개하지 않았다. 또한 애플의 AI 출시 시기는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과 같은 경쟁사의 AI 기술이 공개되고 시간이 꽤 지난 시점이었다.
게다가 지난 인터브랜드 리포트 따르면, 3월에 끝난 애플의 지난 2분기 아이폰 판매량은 전년 대비 10% 하락하였으며, 수익은 4% 감소하였다. 인터브랜드의 2024년 리포트에서 고려된 사항은 아니지만, 애플은 지난 3월 광고 <Crush>를 공개한 직후 인간의 크리에이티브를 기계가 대체하는 현 상황에 대한 경각심이 없다며 큰 비난을 샀다. 그러나 실버만은 2025년 인터브랜드의 리포트에서 애플이 다시 상승세를 찾을 것으로 예측했다. 애플은 자사의 AI 인텔리전스를 발표함에 따라 현재 주식 가치가 상승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6월에 끝난 3/4분기에서 애플의 수익은 5% 증가했다.
전반적으로 인터브랜드의 2024년 브랜드 가치 상위 10위에 등극한 브랜드는 2023년 대비 큰 변화가 없다. 다만 나이키의 경우 작년 브랜드 가치가 7% 증가하여 9위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가치가 5% 하락함에 따라 14위에 안착했다. 나이키의 브랜드 가치 하락은 혁신을 위한 고군분투와 Z세대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이 판매 부진으로 이어진 것에서 비롯되었다. DTC와 퍼포먼스 마케팅에의 과도한 의존도 비판받고 있다. 나이키는 지난달 10월 14일부터 CEO가 존 도나호(John Donahoe)에서 엘리엇 힐(Elliott Hill)로 교체했다. 10월 1일 1/4분기 수익이 10% 하락함에 따라 1년 지침도 철회했다.
자동차 브랜드는 브랜드 가치 100위 안에 14개 브랜드가 포함되며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카테고리가 되었다. 다수 브랜드가 두 자릿수의 성장을 달성하였으나, 테슬라는 9% 하락했다. 2022년 마이크로소프트, 샤넬과 함께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브랜드였던 테슬라의 하락은 포화한 전기자동차 시장이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과열된 전기자동차 시장 속에서 테슬라는 로봇 택시(robotaxi)와 같은 다른 수익원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전체 브랜드의 가치는 올해 4.3% 증가하였다. 이는 전년도의 두 자릿수 상승과 비교했을 때 감소한 수치이다. 인터브랜드에 따르면 100개 브랜드 각각은 2000년 이래로 3조 5천억 달러의 가치 하락을 겪었다. 브랜드의 손실은 장기 브랜드 구축 비용을 단기 퍼포먼스 마케팅에 집중함으로써 발생했다. 실버만은 "브랜드 파워(brand strength)는 2000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
지난 25년 동안 특히 팬데믹을 지나며 최고 마케팅 책임자(Chief Marketing Officer, CMO)의 역할은 크게 변화했다. 인터브랜드 글로벌 CEO 곤잘로 브루호는 “퍼포먼스 마케팅을 위한 전략적 툴과 시스템은 지난 25년 동안 꾸준히 발전해 왔다”며 “툴의 변화는 브랜드/마케팅 리더에게 가해지는 압박과 기대치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 오늘날 CMO와 그 팀은 훨씬 더 적은 투자로 훨씬 더 짧은 기간에 더 높은 수익률을 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25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퍼포먼스 마케팅을 통한 단기적인 매출 성장이 오히려 중장기적인 매출 손실에 대응하기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 됐다”고 덧붙였다.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다고 평가받는 브랜드 중에서도 여전히 단기적인 수익 창출에만 몰입해 거대한 잠재수익을 놓치고 있는 브랜드가 많다는 분석이다.
올해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인 산업군을 꼽으라면 럭셔리 산업을 빼놓을 수 없다. 예를 들어 페라리는 표에 제시된 다른 브랜드와 비교하여 2~3배 빠르게 성장했다. 페라리는 21%의 증가율을 보이며 에어비앤비(Airbnb)를 제치고 2024년 빠르게 성장하는 브랜드 1위를 차지하며 자동차 산업과 럭셔리 산업의 성장을 견인했다. 럭셔리 브랜드는 더욱 확장된 소비자에게 독점적인 제품을 도달시키는 크리에이티브를 발견함으로써, 전체 가치가 작년 6.5% 대비 올해 7% 증가하였다. 페라리의 뒤를 이어 에르메스(#22), 프라다(#83)도 각각 15%, 14%의 높은 가치 성장률을 보였다.
인터브랜드의 글로벌 최고 전략 책임자 맨프레디 리카(Manfredi Ricca)는 “럭셔리의 브랜드 가치는 총체적인 경험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럭셔리 브랜드는 브랜드 혁신 및 고객 경험의 고도화가 브랜드의 가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우리에게 지속해서 증명한다. 전 세계에 레스토랑과 카페를 오픈함으로써 고품질의 제품만을 판매하는 살롱의 역할은 물론 브랜드 경험을 통해 문화를 판매하는 능력까지 입증했다”고 말했다.
컴퓨터 칩을 생산하는 엔비디아(NVIDIA)는 올해 처음으로 인터브랜드 랭킹 36위에 진입했다. 실버만은 재정적 성공에서 기인한 언드미디어 전략이 통한 것으로 평가하며, "작년, 엔비디아는 재정은 인터브랜드 순위에 등극할 수준이었으나, 글로벌 인지도는 너무 낮아 불발되었다. 엔비디아는 많은 언론의 주목을 방아 글로벌 인지도가 거의 5배 증가하였다"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 리스트에는 4개의 국내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5위에 삼성, 30위에 현대자동차, 86위에 기아, 97위에 LG전자가 그 주인공이다.
AI 분야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있는 삼성은 2020년 TOP 5에 진입한 이후 현재까지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리스트에 신규 진입한 LG전자는 비즈니스 관점에서 ‘Smart Life Solution’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고 사업 영역별로 신성장동력을 발굴한 점과 브랜드 관점에서 대대적인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고객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혁신하고 유대감을 강화시켜 나가는 모습을 높이 평가받았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전년 대비 각각 13%, 15%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두 계단씩 순위 상승을 이뤄냈다.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 발표 이래 100대 리스트에 진입한 국내 기업이 4개를 기록한 것은 올해가 최초다. 이로써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 순위 내 한국 기업의 브랜드 가치 총합 역시 전년 대비 크게 성장해 16.4%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 이 기사는 AdAge의 Brandon Doerrer가 작성한 <WHY APPLE’S GLOBAL BRAND VALUE DECLINED FOR THE FIRST TIME IN 25 YEARS-INSIDE THE INTERBRAND RANKING>을 변역, 각색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