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드타임스 최영호 기자] 한국광고홍보학회(학회장 한광석), 한국광고PR실학회(학회장 이진균), 한국PR학회(학회장 유선욱)는 지난 25일 광고문화회관 2층 그랜드볼룸에서 업계 전문가들과 함께 광고와 PR 산업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이야기하는 공동 세미나를 열었다.

임대기 한국광고총연합회 회장은 축사에서 "지난 2013년, 제일기획 대표이사 재직 당시 창립 40주년 기념사가 생각난다"라며 "'포지셔닝', '마케팅 불변의 법칙'의 저자인 알 리스는 2000년대 초반에 '광고의 종말'을 예언했고, '덴츠의 성공 10법칙' 저자인 우에다 마사야는 '광고라는 단어가 사라질 것'이라는 이야기를 전했는데, 정말 딱 맞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임 회장은 "급변하는 디지털 미디어 환경 하에서 광고 생태계가 요동치고 광고와 PR 영역의 경계도 없어지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광고와 PR 부문이 서로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고 협업해야 한다"라며, 이번 세미나의 의미를 평가했다. 이어 "광고 산업 자체가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기에 직면해 있는 것 같다. 난국을 타개하기는 위해서는 광고 생태계 구성원 모두가 단결하지 않으면 안된다.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하기보다 산업에 대해 함께 살 길을 모색하고 생태계의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광고가 하나의 의미있는 산업으로 인정받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임대기 회장은 "입법부나 행정부가 볼 때, 과연 광고가 하나의 산업으로서의 규모를 갖춘 것인지 의문을 갖는 것 같다. 광고가 산업으로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단순히 국가경제에 기여한다고 주장해서는 안된다. 구체적으로 어떤 기여를 하고 있으며, 기여도를 계수화하지 않으면 설득하기 굉장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오늘 이 자리를 시작으로, 광고 생태계의 패러다임 시프트를 위한 의미있는 논의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공동 세미나에는 3명의 발제자가 나서 업계가 처한 현실과 미래 과제에 관한 현실적인 내용을 공유했다.

우선 정현주 가톨릭관동대 교수는 '딥테크시대 광고PR산업의 패러다임 전환과 미래전략'을 주제로 첫 번째 발제에 나섰다. 정 교수는 딥테크 시대의 도래에 따른 광고PR산업의 변화의 변화로 ▲초개인화된 소비자 경험, ▲창의적 콘텐츠 제작 혁신, ▲실시간 예측적 분석, ▲혼합현실 브랜드 경험, ▲진화된 위기관리와 평판 보호, ▲신뢰성과 투명성 증진을 제시했다. 이에 따른 소비자 행동과 미디어 소비패턴의 변화는 광고PR산업의 변화를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패더다임 전환을 위한 전략적 방향으로 ▲데이터 과학과 크리에이티브의 융합, ▲기술기반 에이전시로서의 진화, ▲윤리적 AI활용과 투명성 확보, ▲인간고유가치(창의성, 공감, 문화적 이해) 강화, ▲지속적 학습 조직으로의 전환 등을 강조했다.

송창렬 크랙더넛츠 대표는 '광고·PR 산업, 지속 가능화의 길을 묻다 - 도전과 해결책'이라는 발제에서 현업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짚어내며 참석자들의 큰 공감을 얻었다. 그는 본격적인 경기 침체가 시작된 가운데, 광고 업계가 겪고 있는 어려움으로 ▲광고 대금 지급 지연 ▲과도한 경쟁과 리젝션 피(Rejection Fee) 부재 ▲AI로 인한 비용 효율화 요구 증가를 지적했다. 이어 광고업계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이에 대한 개선책으로 ▲30일 이내 대금 지급 ▲과도한 경쟁 자제 및 리젝션 피 요구 ▲AI 시대의 차별화된 크리에이티브 전략 확보 및 효율화를 제시했다. 그는 무엇보다 현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정하고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끝으로 김은용 KPR 부사장은 'PR 회사의 미래 - 7가지 선택'을 주제로 발표, 참석자들의 주목을 얻었다. 김 부사장은 커뮤니케이션 산업의 생태계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자발적 참여 유도, ▲공감과 체감, ▲분산, ▲협력이라는 PR의 힘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대는 국내 PR 회사들에게 새로운 역할을 요구하고 있으며, PR 회사의 미래는 7가지의 선택의 기로에 있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AI를 중심으로 데이터 기반 PR 전략 강화, ▲디지털과 콘텐츠 중심 PR 서비스 확대, ▲글로벌 PR 및 로컬라이제이션(Localization) 서비스 확대, ▲ESG(환경·사회·거버넌스), 지속가능한 PR 서비스 확대, ▲인플루언서 및커뮤니티 중심 PR 강화, ▲AI 기반 위기관리 PR 시스템 구축, ▲디지털 기술 활용한 몰입형 경험 PR 활동 전개 등을 제시했다. 그는 "현재의 순간들은 미래에 어떤 식으로든 연결된다. 아무 의미없는 노력이란 세상에 없다"라며, 혁신과 컬래버를 강조했다.

이어 유선욱 한국PR학회 회장의 사회로 정현주 가톡릭관동대 교수, 송창렬 크랙더넛츠 대표, 김은용 KPR 부사장, 류진한 계명대 교수, 김형국 유브레인커뮤니케이션즈 상무, 김현정 서원대 교수, 윤미경 엠포스 대표(한국디지털광고협회 회장), 최지혜 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위원, 권민우 오산대 교수가 종합 토론에 나섰다.

종합 토론에서는 참석자들이 현재 처한 어려움에 깊이 공감하는 한편, 위기 극복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특히 AI를 주제로 논의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현업과 학계 간 시각 차이가 있었지만, 참석자들은 AI를 단순한 목적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아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또한 AI를 제대로 활용해 업무의 효율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앞으로 생존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위기감도 공유했다. 아울러 참석자들은 지레 겁먹지 않고 광고·PR 산업이 한목소리를 낸다면, 충분히 지속가능한 미래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데 뜻을 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