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회사, ‘애니메틱’ 제안 이제 멈춰야 한다

광고회사, ‘애니메틱’ 제안 이제 멈춰야 한다

  • 12퍼센트 칼럼니스트
  • 승인 2025.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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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업계에서 ‘애니메틱(Animatic)’ 제안이 기본이 된 지 오래다. 이제는 경쟁 PT에서 애니메틱 없이 제안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정작 광고 회사는 비용 부담을 떠안고, 프로덕션사는 크던 작던 수익을 확보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사진: Jakob Owens / Unsplash
사진: Jakob Owens / Unsplash

애니메틱 경쟁, 광고 회사의 부담만 커진다

본래 애니메틱은 광고 아이디어를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활용되는 ‘프리비주얼’ 도구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완성도 높은 애니메틱 제작이 경쟁 PT에서 중요한 요소가 되면서, 광고 회사의 부담이 커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광고 회사는 비용을 투자하고, 프로덕션사는 제작을 통해 적던 크던 수익을 올린다.

광고 회사는 애니메틱 제작을 위해 외부 프로덕션사와 협력하지만, 비딩에서 탈락할 경우 제작 비용을 보전받을 길이 없다. 반면, 프로덕션사는 제작 규모와 관계없이 애니메틱을 만들며 일정한 수익을 창출한다.

특히, 대형 광고 회사들은 주요 제안의 경우, 3천만 원 이상의 외주 비용을 감당하며 경쟁 PT에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PT를 위한 선투자가 점점 커지고 있지만, 결국 경쟁에서 밀리면 모든 비용이 손실로 이어진다.

 

애니메틱 PT가 초래하는 문제점

1. 광고 회사의 재정적 부담 증가

광고 회사는 PT를 준비하며 상당한 제작 비용을 지출하지만, 성공하지 못하면 이를 보전받을 방법이 없다. 반면, 프로덕션사는 애니메틱 제작을 통해 일정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2. 아이디어보다 비주얼이 평가 기준이 되는 구조

광고주의 초점이 ‘광고 아이디어’보다 ‘애니메틱의 완성도’에 맞춰지는 경향이 강해진다. 새로운 시도보다는 익숙하고 안정적인 비주얼이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

3. 광고 크리에이티브 경쟁력 약화

광고 회사는 점점 기획보다는 영상 구현에 집중하게 된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보다 비주얼적으로 보기 좋은 표현이 더 우선시된다.

4. 아이디어가 부족하면, 영상이 아무리 좋아도 한계가 있다

애니메틱이 광고의 완성도를 높일 수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아이디어가 약하면 좋은 광고로 이어지기 어렵다. 하지만 PT 과정에서는 비주얼적인 요소가 강조되다 보니 아이디어의 본질적인 힘이 평가에서 다소 희석될 수 있다.

5. 비딩 실패 시, 광고 회사의 손실만 커진다

큰 광고 회사들은 주요 경쟁 PT에서 3천만 원 이상의 외주 비용을 들여 비딩에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경쟁에서 밀리면 비즈니스 기회를 놓치는 것은 물론, 제작비 부담까지 광고 회사가 떠안아야 한다. 이런 구조가 지속되면 광고 회사의 PT 참여 자체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제 변화가 필요하다

광고 회사는 광고를 기획하고 전략을 세우는 곳이지, 영상 제작사가 아니다. 본질적으로 광고 회사가 집중해야 할 것은 차별화된 브랜드 스토리와 강력한 크리에이티브다.

이제 광고 업계가 애니메틱 경쟁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기보다, 보다 본질적인 경쟁 요소에 집중할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다.

광고주 역시 애니메틱의 완성도를 기준으로 평가하기보다, 광고의 아이디어와 기획력이 본질적으로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광고 회사가 불필요한 제작비 경쟁에서 벗어나야, 더 창의적인 광고가 나올 수 있다.

이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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