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매드타임스 최영호 기자] 지난 12월은 그 어느 때보다 대내외 환경이 혼란스러웠고, 기업을 둘러싼 환경의 불확실성은 광고 마케팅에 대한 관심저하로 이어졌다. 게다가 광고주들의 예정된 광고비 투자가 실제 집행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경쟁 PT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우선 광고선행투자지표라 할 수 있는 경쟁 PT가 양적(규모나 건수) 감소하며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그리고 설사 경쟁 PT를 진행해도 광고 계획의 축소, 연기 등으로 광고비 집행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특히 올해 이런 현상이 심해짐에 따라 경쟁 PT에 참여 여부를 놓고 광고회사들의 고민이 역력했다.
4분기 경쟁 PT 시장에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많이 위축됐었다. 그나마 12월 들어서서는 다소 고개를 드는 모습을 보였다. 전월 대비 규모 등은 소폭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연말이라 2025년의 연간 대행사(Pool 포함) 선정 및 2025 캠페인 중심으로 PT가 진행됐다. 코로나 시기보다 규모는 소폭 증가했고, PT는 전통 업종 중대형 광고주 중심으로 진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몇 년 사이의 4분기와 비교하면, 경제 불안정 등으로 규모나 건수 전부 소폭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12월 경쟁 PT에 나타난 광고주 및 업종은 전통적으로 중대형들인 가전, 금융 & 은행, 통신, 정수기 업종과 연말연시와 관련된 베이커리, 제약 등이 보였다. 또한 차기 년도 캠페인을 위한 일부 그룹 관련 캠페인과, Pool 대행사 선정 경쟁 PT도 진행됐다. 이밖에 건강기능식품, 아웃도어, 유음료, 담배, 맥주 등도 보였다.
2024년 연간 경쟁 PT는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하였고, 건수는 소폭 증가했다. 전반적으로 광고주 및 건당 PT 규모는 소폭 감소한 모습이다. 코로나 이전보다는 규모는 소폭 증가, 건수는 감소하고, 코로나 시기 4개년 대비 규모나 건수는 평균적으로 소폭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올해 경쟁 PT는 성수기인 4분기에도 지속한 사회 및 경제 불안정으로 광고주들의 광고 마케팅에 대한 투자가 거의 중단되며 아쉽게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2024년 경쟁 PT 등과 관련해서 가장 큰 이슈는 다음 2가지 정도로 볼 수 있다.
1. 직접적인 경쟁 PT와 관련해서 올해도 신규 및 기존 Hot Item이 부재했다
전년도에 이어 올해도 그동안 경쟁 PT를 주도했던 “스타트업(APP 등)”이나 “게임” 업종이 잠잠했다. 경기 불황으로 이들에 대한 위축된 투자 분위기가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IT 및 APP, 게임 업종의 선두주자들만 어느 정도 광고 마케팅 활동을 유지하는 선에 그쳤다. 결과적으로 전통적인 중대형 광고주들이 경쟁 PT를 주도하고, 경쟁 PT 참여하는 광고회사들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 두드러졌다.
2. 광고주의 광고 마케팅 미집행으로 광고회사에 대한 보상 이슈가 본격화됐다
올해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광고회사 노력에 대한 보상이다. 경기가 좋지 않아서 광고주들은 광고 마케팅 활동에 대한 투자를 비용 측면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러한 광고주들의 접근 방식은 광고회사에도 그대로 적용, 아니 심화하고 있다. 올해는 유난히 광고주들이 광고회사의 전략 제안을 받고 업무를 진행시켰지만, 광고 예산을 축소하거나 집행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이런 광고주들의 태도는 광고회사의 경영 악화로 이어졌다. 실제로 사업을 정리하는 기업들도 나타났다.
과거 몇 년간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는 건강하고 공정한 광고주와 광고회사 간의 파트너십이 절실하다. 광고회사는 광고주를 위해, 기존 광고주의 광고 마케팅 전략 수립 및 지속적인 서비스를 위해, 또한 신규 광고주 영입을 위한 경쟁 PT의 성공을 위해 회사의 자원(인건비 등 직접비와 이를 지원하는 간접비 등)과 과제를 준비하고 완성되기까지 관련되어 투입된 각종 비용(캠페인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외부와의 Co-work시 발생하는 비용 등) 등이 집행된다. 현재 수수료 체계에서는 선 집행된 각종 비용이 광고주의 광고 마케팅 투자에서 보상되지만, 올해처럼 유난히 계획된 광고 마케팅 활동의 보류, 연기, 취소 등으로 광고회사는 선 집행된 비용을 보상받을 길이 없다. 건강한 광고 생태계를 구축하고 광고회사와의 파트너십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수수료보다는 Fee 시스템이 절실하다. 광고회사 인력에 대한 최소한의 비용 등을 보장함으로써 광고회사는 광고주의 광고 마케팅 활동을 위해 안정적인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광고주 만족을 위한 활동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광고 매체비의 광고회사 선 집행 부분도 검토해야 할 부분이다. 매체비를 광고회사가 선 집행함에 따른 금융 비용과 캐시 플로우의 리스크 등을 전부 광고회사가 떠안아야 한다. 이런 구조는 4대 매체가 주류인 1900년대에는 가능했다.
시대가 바뀌었는데도 우리나라 광고 생태계는 1990년대에 멈춰있다고 할 수 있다. 광고회사에 대한 보상 체계 및 매체비 집행 구조에 관한 논의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 경쟁 PT 결과 및 PT 관련 보다 자세한 정보 등은 후원 멤버십 매드서포터즈를 통해 제공하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