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친절’이 경쟁력이 된다면? 일본 레스토랑 브랜드 ‘더 레이지 하우스’의 역발상 비즈니스

‘불친절’이 경쟁력이 된다면? 일본 레스토랑 브랜드 ‘더 레이지 하우스’의 역발상 비즈니스

  • 유승철
  • 승인 2025.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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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철의 CEO 인사이트」는 ‘인공지능 전환(AX) 시대의 CEO’들을 위한 비즈니스 컬럼으로, 마케팅 전략·소비자 심리·콘텐츠 비즈니스에 관련한 영감을 제공합니다.

이번 컬럼에서는 다소 도발적인 질문으로 시작해보려 합니다.

"당신의 매장은 고객에게 무례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あなたの店は顧客に失礼する準備ができていますか?)"

일본 나고야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레스토랑 '더 레이지 하우스(The Lazy House)'는 이 상식을 깨트린 곳입니다. '일본에서 가장 불친절한 식당(日本一不親切なレストラン)'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운 이 곳은, 오히려 매일같이 손님들로 장사진을 이룹니다. 그렇다면, 상식의 반대편에 선 이 전략은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요?

불친절을 기획하다: '엔터테인먼트'로 재정의된 접객

더 레이지 하우스의 CEO, 다케하라 다이키(竹原大貴)는 원래 패션지 편집자 출신입니다. 이후 SNS 운영과 디자인 비즈니스를 거쳐 이 식당을 열었습니다. 그는 '불친절'을 단순한 불쾌함이 아니라, "예측 불가능한 엔터테인먼트"로 재해석했습니다.

일단, 식당에 들어서면 직원들은 무뚝뚝한 얼굴로 안내를 합니다. 가끔은 손님을 향해 "꺼져라"는 막말도 서슴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철저히 연출된 '쇼'입니다.

손님들은 이 기묘한 경험에 당황하면서도 웃음을 터뜨립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을 꺼내 촬영해, SNS에 공유합니다. 여기서 바이럴이 시작됩니다. 한국에서 오래전에 유행했던 “욕쟁이 할머니 음식집”과도 일면 비슷합니다.

레이지 하우스의 직원들
레이지 하우스의 직원들

SNS 시대에 최적화된 '바이럴 드라마'

다케하라는 현대 소비자들이 SNS에서 "남들과 다른 경험"을 찾는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평범한 맛집은 수없이 많지만, 무례한 서비스를 엔터테인먼트로 풀어낸 레스토랑은 세계 어디에도 흔치 않습니다. 고객들은 더 레이지 하우스에서 겪은 "비일상적 충격"을 친구들과 공유하고, 인증하고, 확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유튜브 영상, 틱톡 숏폼, 인스타그램 릴스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매장은 끊임없이 노출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나도 저걸 직접 겪어봐야겠다"는 호기심을 품고 찾아오게 됩니다. 이러한 자발적 홍보(earned media)가 매출 상승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콘텐츠만으로는 부족하다! 맛이라는 '본질'의 철저한 품질 관리

레이지하우스가 단순히 불친절만으로 이 식당이 성공한 것은 아닙니다. 더 레이지 하우스는 음식의 퀄리티를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대표 메뉴인 '두부 가렛(갈레트)'과 '생햄 망고 카프레제' 등은 전문 셰프가 조리한 수준 높은 요리입니다. 즉, 고객은 불친절한 서비스를 '이벤트'처럼 즐기면서도, 식사 자체에서는 확실한 만족을 얻어갑니다. 심리학적으로 말하면, '경험의 콘트라스트(Experience Contrast)' 전략을 사용한 셈입니다.

서비스는 거칠게, 음식은 정성껏. 이 대비 효과는 소비자에게 더욱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잘파 세대와의 교감: 새로운 세대의 소셜 놀이문화

더 레이지 하우스는 특히 Z세대(Z Generation)와 알파 세대(Alpha Generation)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들은 '정상적인 것'보다 '비정상적이고 독특한 것'을 선호합니다. 접객 불친절이라는 비정상적 경험은, 오히려 이들에게 신선하고 강렬한 재미를 제공합니다. 또한, 이 경험을 SNS에 기록하며 자신만의 스토리(自分だけのストーリー)를 남기고 싶어 합니다. 이처럼 더 레이지 하우스는, 새로운 소비 세대가 무엇을 '재미있다고 느끼는지'를 정확히 읽어내고, 그 코드에 맞춰 매장을 설계했습니다.

레이지 하우스의 불편한 서비스를 다룬 일본 유튜브 장면 중 (이미지 클릭시 유튜브로 연결)
레이지 하우스의 불편한 서비스를 다룬 일본 유튜브 장면 중 (이미지 클릭시 유튜브로 연결)

레이지 하우스 성공의 본질: '기획된 충격' + '본질적 품질' + '자발적 확산'

정리하면, 더 레이지 하우스의 성공은 세 가지 축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 기획된 충격 (Planned Shock): 불친절을 통해 고객의 예상을 깨는 경험 제공
  • 본질적 품질 (Essential Quality): 음식과 기본 서비스의 품질은 최상 유지
  • 자발적 확산 (Viral Diffusion): SNS를 통한 자발적 리뷰와 공유 확산

더 레이지 하우스는 고객을 단순히 '식사를 하는 손님'이 아니라, '스토리의 주인공'으로 만들었습니다. 오늘 다뤄본 사례는 CEO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은 어떤 상식을 깨뜨릴 수 있는가?" "당신의 브랜드는 고객에게 어떤 '예상 밖의 스토리'를 제공할 수 있는가?" 때로는 기존의 룰을 거스르는 것이야 말로, 브랜드를 새롭게 성장시키는 가장 빠른 길이 됩니다. 물론, 그 반란은 '본질에 대한 신뢰'를 전제로 해야 합니다.

여러분의 브랜드에도, 한 번쯤 '기획된 불친절' 같은 혁신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참고 영상: 더 레이지 하우스의 성공 요인: 불친절한 서비스가 인기 비결? The Success Factors of The Lazy House

(참고문헌)

  • Kotler, P., & Keller, K. L. (2016). Marketing management (15th ed.). Pearson.
  • Berger, J. (2013). Contagious: Why things catch on. Simon & Schuster.
  • Heinonen, K. (2011). Consumer activity in social media: Managerial approaches to consumers' social media behavior. Journal of Consumer Behaviour, 10(6), 356–364.

유승철 교수

이화여자대학교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에서 ‘미디어공학&창업 트랙’을 담당하고 있다. 다양한 컬럼과 영상을 통해 흥미로운 비즈니스 콘텐츠를 통해 경영자들에게 영감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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