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매드타임스 한수경 기자] 2025년 들어 소비자들의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 방식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허브 엔터테인먼트 리서치(Hub Entertainment Research)에 따르면, 세 개 이상의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는 미국 가구의 비율은 지난해 61%에서 올해 52%로 감소했다.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로 인해 스트리밍 지출을 줄이려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현재 소비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는 넷플릭스(Netflix),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Amazon Prime Video), 디즈니+(Disney+), 훌루(Hulu), 맥스(Max), 파라마운트+(Paramount+), 피콕(Peacock) 등으로, 이른바 ‘빅 7’로 불린다. 이들 가운데 세 개 이상을 동시에 구독하는 이용자가 줄어든 것이다.
대신 여러 서비스를 묶은 ‘스트리밍 번들’이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디즈니+, 훌루, 맥스를 광고 포함 조건으로 묶어 월 16.99달러에 제공하는 상품이 출시되었고, 일부 케이블 TV 상품에도 디즈니+와 맥스를 포함시키는 등의 번들 구성이 확산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최근에는 특정 콘텐츠보다는 패키지 구성 자체가 구독 결정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디즈니 번들에 포함된 훌루, 쇼핑 혜택과 함께 제공되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그리고 다른 서비스와 함께 묶여 제공되는 맥스 등이 대표적인 예다. 단독 콘텐츠가 아닌 ‘패키지 서비스’라는 점이 가입 이유가 되고 있는 것이다.

허브의 수석 컨설턴트인 제이슨 플랫 졸로브(Jason Platt Zolov)는 스트리밍 번들은 이전부터 소비자에게 더 많은 콘텐츠를 간편하게 제공해 왔으며, 최근 스펙트럼(Spectrum) 등 유통사의 번들 전략이 실제 가입자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용자들의 관심은 단지 가격에만 머물지 않는다. 여러 서비스를 한 곳에서 결제하고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한 수요도 높다. 조사에 응한 소비자의 70%가 이러한 통합 관리 기능이 매력적이라고 답했으며, 24%는 실제로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채널이나 로쿠 채널 스토어처럼 여러 서비스를 한 번에 구독할 수 있는 집계형 플랫폼을 사용하는 이용자들은, 개별 서비스를 직접 구독하는 이용자보다 평균적으로 약 3개 더 많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브의 대표인 존 기겐객(Jon Giegengack)은 다양한 콘텐츠를 한 곳에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번들 및 집계 전략의 가장 큰 장점이며, 이러한 방식이 넷플릭스나 유튜브와 경쟁하기 위한 핵심 수단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HBO 맥스는 다시 HBO 중심의 프리미엄 콘텐츠 전략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이전에는 '맥스'라는 이름으로 범용 콘텐츠 플랫폼을 지향했으나, 최근에는 다시 고급 콘텐츠 중심의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이번 조사는 2025년 4월, 미국 내 16세부터 74세까지의 광대역 인터넷 사용자 1,6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